전국체전 개최지 놓고 경남 김해시-부산시 각축
전국체전 개최지 놓고 경남 김해시-부산시 각축
  • 박준언
  • 승인 2019.03.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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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27일 제104회 전국체전 도시 최종 선정
경남 김해시와 부산시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유치 도시 선정이 27일 대한체육회에서 결정된다.

지난 몇 년간 전국체전 유치에 공을 들였던 김해시와 올림픽 유치 도시 선정 실패로 구겨진 체면을 전국체전을 통해 만회하려는 부산시의 마지막 자존심 대결이 이날 판가름 나게 된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9일 경남도와 부산시에 공문을 보내 2023년 전국체육대회 유치 도시를 오는 27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되는 제24차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22일까지 유치계획 자료를 제출하고, 결정 당일 현장에서 지난 12월 실사단에게 설명한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이사들에게 발표할 것으로 요청했다.

◇김해시-정치권·시민 총력전

김해시는 정치권과 시민이 모두 한마음으로 전국체전 유치를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전국 규모 체육행사를 통해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체육시설과 이에 따른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 60만 대도시에 걸맞는 위상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김해시의 전국체전 유치 계획은 허성곤 시장과 민홍철(김해갑)·김정호(김해을) 국회의원의 공통된 공약이었다. 그만큼 강한 의지를 드러낸 김해시는 지난해 1월 각계각층 인사와 시민 등 1000여 명 참가한 가운데 김해체육관에서 ‘제104회 전국체육대회 유치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또 10월에는 도내 체육인과 시민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어 의지를 다졌다. 시는 이러한 의지를 실업팀 창단으로 구체화 시켰다. 김해시는 올해 사격, 볼링, 역도, 태권도 등 4개팀을 창단한다. 한 번에 4개의 실업팀을 창단하는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다 김해시는 이번달에 전국지자체 최초로 ‘종목별 경기장 규격집’을 발간했다. 국내외 각종 스포츠 대회 유치와 관련해 계획단계에서부터 설계, 시공, 유지 관리 방안까지 체계적인 내용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또 김해시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유치 기원 자전거 국토종주, 전국 남녀 하키대회, 김해시장배 영호남 족구대회 등 다양한 체육대회도 마련했다.

허성곤 시장은 “‘가야왕도 김해’, ‘가야건국 2000년 세계도시 김해’를 꽃피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김해에서 전국체전이 열려야 하며 이는 시민 모두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아시안게임 저력 앞세워

당초 부산시는 전국체전보다는 2032년 개최되는 하계올림픽 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지난달 11일 대한체육회가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진행한 대의원 총회에서 오거돈 시장은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부산 공동유치’ 제안서까지 발표하며 배수진을 쳤지만 투표결과 서울시에 패하고 말았다. 올림픽 개최를 염두에 두었던 부산시는 전국체전을 체육시설과 경기운영 등 올림픽 사전 점검 차원에서 유치하려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또 2002년 이후 큰 규모의 체육행사가 없었던 탓에 지역 체육인들의 강한 요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올림픽 유치 실패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됐다.

하지만 2000년 제81회 대회를 개최했던 부산시는 2010년 개최지 경남보다 ‘순번’에서 앞서있다. 또 이미 아시안게임을 통해 갖춰진 체육시설과 인프라는 당장 전국체전을 개최해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의 저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다 국제공항을 통한 하늘길, 바다를 통한 뱃길, 사통팔달의 고속도로, 국제도시의 위상 등은 분명 김해시보다 앞서 있다. 여기다 ‘보이지 않는 힘’ 즉 정치권의 입김도 부산시가 유리하다. 김해시의 국회의원은 고작 2명인데 비해 부산지역 국회의원은 18명으로 무려 9배가 된다.

하지만 최근 오거돈 시장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오 시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부산시체육회 2019년 정기대의원 총회’에 참석해 “2023년(전국체육대회)은 경남이 하고, 형님(부산)이 양보해서 2024년은 부산이 하는 쪽으로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체육회 전국체전 선정방식

대한체육회는 27일 이사회에서 경남 김해시와 부산시 두 도시 중 ‘104회 전국체전’ 개최지를 최종 결정한다. 이사회는 등록된 47명의 임원 중 감사 2명을 제외한 45명의 이사가 참여하게 된다. 과반수 이상이 참여하면 이사회는 성립된다. 상정될 안 건은 이사회 개최 5일 전인 지난 22일 모든 이사들에게 발송됐다. 그러나 최종 선정방식을 투표로 할지, 아니면 협의로 할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결정 방식은 전적으로 이사회의 재량이기 때문에 일각에서 알려진 비밀투표로 하기로 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27일 이사회에는 양측 도시 관계자 7명이 각각 참석해 15분간 유치계획을 설명(ppt)하고 5분간 이사들의 질의에 답한다. 경남에서는 박성호 도지사 권한대행과 허성곤 김해시장, 경남도 체육회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김해시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열심히 노력했고 지난해 실사단 평가에서도 상대도시보다 월등한 평가를 받은 만큼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준언기자

 
지난해 12월 대한체육회 전국체전 실사단이 김해시청을 방문하는 모습. /사진제공=김해시
대한체육회 실사단에게 전국체전 준비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는 허성곤 김해시장. /사진제공=김해시
전국체전 유치도시를 결정하는 대한체육회 이사회 장면. /사진제공=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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