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으로 마시는 차와 관련된 용어들이 많다. 다반사(茶飯事)는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이라는 뜻으로, 보통 있는 ‘예사로운 일’을 이르는 말이다. 일상다반사, 항다반사(恒茶飯事)도 유사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불교에서 다선삼매(茶禪三昧)는 오직 차 마시는 일에만 정신을 집중하여 차를 득도의 매개체로 하는 경지를 말한다. 끽다(喫茶)는 차를 마시는 것이다. 끽다거(喫茶去)는 ‘차 한 잔 마시고 가라’는 뜻으로 당나라 때 조주선사(778~897)가 한 말이다.
선 문화와 차 문화는 중국 당나라 때부터 시작되었는데, 당시 다성(茶聖) 육우(陸羽)가 ‘다경(茶經)’을 저술하여 차에 대한 규범을 마련하였다. 다선일미(茶禪一味)라는 말의 어원은 송나라 때 원오극근(1063~1135년) 선사가 선 수행을 하던 일본인 제자에게 써준 네 글자에서 유래되었다.
초의선사(1786~ 1866년)는 조선 후기의 대선사로서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한 분이다. 그래서 초의를 다성(茶聖)이라 부르는데, ‘동다송(東茶頌)’을 지었다. 그의 사상은 선 사상과 다선일미(茶禪一味)사상으로 집약되는데 차 안에 부처의 진리와 명상의 기쁨이 다 녹아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산 정약용(1762∼1836년), 화가인 소치 허련(1809∼1892년), 평생의 친구인 추사 김정희(1786∼1856년) 등과 폭넓은 교유를 했는데, 추사와 함께 다산초당을 찾아 유배 중인 24살 많은 정약용을 스승처럼 섬기면서 유학의 경서를 읽고 실학정신을 계승하였다.
폐교된 학교를 박물관으로 개조하여 약 3000년 전부터 100년 전까지 한국과 중국의 다양한 차 도구를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주부를 대상으로 다례, 차고전, 다화, 아동다예, 통과의례 등을 주제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전통 차에 대한 문화와 이해를 돕고 있는 곳이므로 차를 즐기는 애호가라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곳이다.
박물관에서 눈여겨볼 찻잔은 욕심을 버리는 잔인 분청 ‘퇴욕배’로 이 잔에 차를 가득 부으면 차는 모두 바닥으로 새고 찻잔의 7부 이하로 차를 부으면 새지 않는다고 한다. 전통문화인 차 문화를 통하여 일상생활의 올바른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심상도(동남문화관광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