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6가지 부대의견’론(論)
국회 외통위, ‘6가지 부대의견’론(論)
  • 경남일보
  • 승인 2019.04.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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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 교수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이 지난 5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방위비분담금 총액은 지난해 9602억원에서 8.2% 787억원이 인상된 1조389억원으로, 협정유효기간은 2019년, 1년간이다. 본회의에 앞서 비준동의안을 심사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정부가 제출한 원안에 6가지 부대의견을 달았다. 여기에는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의 기본취지를 견지해 차기 협상에서 작전 지원 등 추가 항목이 신설되지 않도록 한다’,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은 주한미군지위협정, SOFA 제5조를 위배한다’ 등의 의견이 담겼다.

문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왜 이러한 6가지 부대의견을 제기했느냐이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달 13일 대북한 제재 위반 사례를 열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포함시켰다. 그 근거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8일 방북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양에서 카퍼레이드를 했는데 이때 탔던 벤츠 리무진이 유엔 제재 위반 물품이었다는 사실에 두고 있다. 사진을 빼기 위해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을 펼쳤지만 실패했고, 문제의 사진 삭제 압력이 도리어 국제 사회에 알려져 이중고를 겪었다. 북한 제재의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대한민국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한국 정부가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것처럼 비치게 한 것은 주무 부서인 외교부가 대북 제제의 전 과정 내용들을 정확히 섭렵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여기다가 미국과의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협상의 이면(異面)부분, 즉 미국의 복심을 전혀 읽어내지 못한 것은 우리 외교력의 현주소이자 한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지난 9차 특별협정 기간 동안 1년에 대략 1000억 원씩 미집행 금액이 발생했다는 것은 방위비분담금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지난 5년간 주한 미군 용처가 아닌 주일 미군 군용기 수리비용 954억을 지원했고, 이번 10차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에는 해외주둔 미군에게까지 방위분담금 지급대상이 확대되었다. 미군이 주둔하는 어떤 나라도 화장실 청소비까지 지원하지 않는 현실에서 예전에 없던 항목 예컨대 미군의 목욕비, 세탁비, 폐기물 처리비까지 지원한다는 내용이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정부가 제출한 원안에 6가지 부대의견을 단 이유는 바로 이러한 사실관계에 있다. 다시 말해 ‘협상과정에서의 다양한 대안 확보’라는 변수에 대해 아직도 1차원적이고 평면적 사고가 읽혀지고 있는 우리 외교력 전반에 대한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문하는 것과 동시에 미국의 일방적 주장 일부내용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협상과정에서 활용 가능한 외교적 카드 발굴은 국가이익 관철에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2009년 한국 국방부와 주한미군 사령부가 채택한 군수분야 방위비 분담에 관한 이행합의서 예외사항에 따르면 한국 영토 밖에 배치돼 있는 유사시 한국에 주문되는 미국 소유의 항공기나 지상장비를 정비하는 데 방위비분담금을 쓸 수 있다. 이행합의서는 기관끼리 맺은 약정이기 때문에 조약이 아니다.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은 조약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여기는 주한미군의 경비만 지원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한국 영토 밖 미군의 장비 정비는 방위분담특별 협정을 위배하게 되는 불법이 된다. 그리고 1조 400억 가량의 남은 돈에 대해 미국이 추후 요구를 하면 줘야 된다는 것이 우리 정부 입장이다. 미집행 금액은 원래 미국한테 주기로 한 돈이고, 협정상 맺어진 금액이니까 언제든지 미국이 다시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익을 대변해야 할 국방외교가 도리어 미국 입장에서 사고를 하고 있는 듯한 태도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한미 방위조약은 우리안보의 근간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방위비협상과정에서 불합리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정교한 논리개발로 우리의 영역을 굳건하게 지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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