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대봉늪 '둑 쌓기' 환경문제 갈등 고조
창녕 대봉늪 '둑 쌓기' 환경문제 갈등 고조
  • 정규균
  • 승인 2019.04.1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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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농민·군청 “습지 파괴 우려”vs“재해대책 마련” 이견
속보=창녕군 장마면 대봉리에 있는 대봉늪 둑 쌓기를 놓고 군청과 농민, 환경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본보 17일자 5면 보도)

군청과 농민들은 ‘대안 부재’를 내세우며 재해방지 차원에서 더는 공사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남환경운동연합은 부실·거짓 환경영향평가를 근거로 공사를 강행, 대봉늪을 파괴하고 있다며 단식농성을 벌이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낙동강 지류인 계성천 옆자락에 형성된 ‘저수습지’인 대봉저수지와 하천 본류 사이에 있는 기존 1.5m 높이 작은 둑 370m를 8m로 높이면서 홍수에도 견디게 제대로 쌓고 배수펌프장 1곳을 조성하는 공사다. 둑 공사는 아직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 설계상 둑 폭은 하단부 기준 40m에 이르고 완공 후 둑마루 폭은 4m가 된다. 둑이 만들어지면 저수지 쪽과 계성천 본류 사이 둑 아래에 가로 세로 높이 각 2m인 박스 2개가 설치된다.

평소엔 물이 자유롭게 왕래하다가 비가 많이 오면 자동으로 닫히고 안쪽에 일정 수준 이상 수위가 되면 배수펌프장에서 자동 펌핑이 이뤄지는 구조로 바뀐다.

대봉저수지와 저수지 앞 계성천 본류 부분 가운데 왕버들 군락지가 있는 곳을 합쳐 대봉늪 혹은 대봉습지라 부른다.

현재는 저수지와 계성천은 별도인 것처럼 보인다. 우기가 돼 계성천 본류가 넘치면 저수지까지 채우고 대봉·대야마을까지 침수시키는 것이다.

창녕군과 주민은 이 둑을 쌓아야 우기에 계성천 물이 저수 습지를 거쳐 둑 계획선에서 130m가량 떨어진 마을과 논밭이 침수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에 경남환경운동연합은 “현재의 방법은 대봉습지를 전면 파괴하는 계획이므로 주민안전과 대봉늪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방법으로 사업 위치를 변경해 추진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왕버들 군락지가 들어선 하천 폭은 약 300m나 되고 저수지 건너편엔 높이 8m의 둑이 있다. 이 공사는 매년 우기 때 삶의 터전인 논밭이 침수되고 생존에 위험을 겪는 대봉·대야마을 72가구 주민 123명의 숙원사업이라는 게 창녕군 입장이다.

공사를 하더라도 대봉늪 왕버들 군락지는 90% 이상 보존되고 둑 역시 기존 제방을 경계로 축조하는 공사라고 군은 주장한다.

피해가 극심했던 2003년 태풍 ‘매미’ 때는 물론 지난해 10월 가을비에도 계성천 물이 저수 습지를 넘어 마을을 덮쳤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주민들은 “수십년에 걸쳐 ‘힘 없고 빽 없어’ 둑 공사를 요구하지 못하다 이제 겨우 공사가 시작됐는데 환경단체가 주민 실정도 모르고 반대한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은 불안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한 환경단체 측은 둑을 쌓더라도 현재 저수 습지를 최대한 살리면서 마을 앞 도로가 둑 기능을 하도록 높이거나 마을 앞 전답에 둑을 쌓는 방안을 제시했다.

환경단체가 둑 위치를 마을 앞으로 옮기거나 마을 앞 도로를 높여 둑 역할을 하도록 하자고 제안하자 주민이 도로를 실제 높여 움푹 꺼진 마을을 보여주며 반대하고 있다.

이 안에 대해 주민들은 마을 앞 도로를 높이면 도로 자체가 벽처럼 느껴져 갇힌 느낌을 받는 데다 바람이 안 들어온다며 실제 도로를 높인 인근 대성 마을을 예로 들었다.

군이 착공한 지 열흘만인 지난달 17일 대봉늪에 흙탕물이 발생하자 경남환경운동연합 신고에 따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창녕군에 공사 중지를 요청했다. 군은 오탁방지막 설치 등을 거쳐 지난 10일 공사를 재개했다.

환경단체는 이번 공사와 관련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와 계성천 하천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하고 허위로 작성됐다며 경남도와 낙동강환경청 등에 재작성할 것과 계성천 하천기본계획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규균기자·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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