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광역화’ 문제없나
[아침논단]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광역화’ 문제없나
  • 경남일보
  • 승인 2019.05.0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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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경상대학교 총장)
이상경 총장
이상경 총장

4월 10일 경상대학교에서 경남혁신도시 공공기관 합동채용설명회가 열렸다.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10곳을 비롯해 지방공기업, 대기업, 중견기업, 유관기업 등이 함께한 이날 합동채용설명회에 경남지역 대학생과 졸업생, 특성화고등학생 등 수천 명이 몰렸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합동채용설명회가 열리는 곳은 늘 인산인해를 이룬다. 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일자리가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 즉 선망의 대상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국토교통부가 지방이전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 제도를 시행하고 그 실적을 해마다 발표하는 것은, 모든 국민에게 양질의 일자리라는 혜택을 골고루 나눠주기 위한 조치이다.

3월초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신규채용 인원은 6076명이고 이 가운데 1423명을 지역인재로 채용하여 지역인재 채용률이 23.4%를 기록했다. 2018년 목표 18%를 초과달성한 것이다.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 목표는 2018년 18%에서 시작, 매년 3%포인트씩 상향하여 2022년에 30%를 달성하는 것이다. 10명 중 3명은 그 지역출신 인재를 뽑으라는 강제조항이다. 진주시에 위치한 경남혁신도시 공공기관의 2018년 지역인재 채용률은 20.2%로서 전국 평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당초 목표는 훨씬 웃돌았다. 혁신도시 공공기관에 취업하려는 전국의 지역인재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와 같이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그런데 국토교통부는 이 자료를 발표하면서 ‘보다 많은 지역학생들이 공공기관에 취업될 수 있도록 채용범위를 동일한 생활권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즉 전국을 강원권, 제주권, 대구·경북권, 대전·충청권, 광주·호남권, 부산·울산·경남권 등 6개 권역으로 묶어 권역 내에서는 지역인재 채용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경남지역 출신들이 부산이나 울산 혁신도시에 있는 공공기관으로, 부산지역 출신들이 경남이나 울산 혁신도시 공공기관으로 취업하는 것도 지역인재 채용률 목표에 포함해 주겠다는 발상이다.

이에 대하여 일부 지역에서는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으나 동남권 지역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자명하다. 부산지역 25개 대학 졸업생은 4만 5970명이다. 경남은 23개 대학 2만 3493명이고 울산은 5개 대학 6536명이다. 이 세 지역을 한 권역으로 묶으면 어느 지역에 유리할지 불 보듯 뻔하다. 새로운 권역설정에서 대구·경북은 사실상 하나의 권역이고, 많은 대학들이 대구 주변에 위치해 있다. 호남권은 처음부터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로 출발했다. 충청권은 올 3월 4개 지자체장이 업무협약을 맺어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과 범위를 충청권 전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부산·울산·경남은 동일 생활권역으로 보기 어려우며 정서적으로는 상당히 다른 측면이 있다. 대학들도 지역별로 뚜렷하게 구분되어 분포해 있다. 동남권은 부산/경남·울산으로 권역을 나누어서 지역인재를 채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와 관련하여 울산시는 경남과 한 권역으로 묶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부산까지 포함하여 한 권역으로 묶는 것은 불가하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한다. 매우 타당한 지적이다.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지역인재를 고루 등용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을 완성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국가에서 ‘혁신도시법’을 제정하면서까지 지역인재 채용률 목표를 달성하라고 채근하는 것에는 그만한 합당한 이유가 있다. 따라서 2022년을 굳이 기다릴 필요 없이 더 많은 지역인재들이 공공기관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채용범위를 광역화하는 것과 관련하여서는 각 지역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대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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