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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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9.05.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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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석(대아고등학교 교감)
정규석
정규석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넘어 월드 클래스로 평가받고 있는 토트넘의 손흥민은 남다른 태극기 사랑을 지니고 있다. 손 선수는 경기에 임할 때 태극기가 그려진 정강이 보호대를 차고 나간다고 한다. 그리고 골을 넣자마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슬라이딩하며 태극기 앞에서 무릎을 꿇는 장면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손 선수가 지닌 태극기 사랑의 절정은 지난 4월 18일 맨체스터시티와의 챔피언스리그(UCL)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을 57년 만에 4강에 올려놓았을 때 볼 수 있었다.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동료들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눈 뒤 유니폼 상의를 벗은 그는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손 선수는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팬들을 지켜보며 손가락으로 한곳을 가리켰는데 그곳에는 태극기를 든 팬이 있었다. 그는 팬에게 주라며 유니폼 상의를 건넸고 팬들은 손 선수의 유니폼을 태극기를 든 팬에게 전달했다. 이 장면이 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전 세계의 축구팬들에게 전달됐다. 자랑스러운 태극기의 위상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태극기의 수난도 같은 달에 여러 번 있었다. 지난달 4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스페인 차관급 전략대화에서 태극기가 구겨진 채 세워져 논란이 일었다. 이 일로 인하여 외교부 담당 과장이 보직해임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같은달 10일에는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당시 의장대가 빛바랜 태극기를 사용해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나왔고, 16일에도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위해 탑승한 전용기의 태극기가 거꾸로 걸렸다가 이륙 전 바로잡히는 소동이 벌어졌다. 4월은 태극기의 위상과 수난을 함께 볼 수 있었던 달이 되었다. 필자가 근무하는 기관에는 해마다 상급기관으로부터 국기관리와 관련한 공문이 내려온다. 정부에서 실시하는 ‘국기관리 실태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청에서도 각 단위학교에 공문을 보내서 태극기의 게양 및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을 위한 의견수렴 조치를 하고 있다. 이처럼 각 공공기관에서는 태극기를 꼼꼼히 점검하고 관리를 잘 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 문제는 가정에서의 태극기 사랑이다. 국경일 되면 각 가정마다 태극기를 게양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 국경일에 집집마다 걸려있는 태극기는 과거에 비해 많이 볼 수 없어 안타깝다. 손흥민처럼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극기를 펼치며 보여주진 못하더라도 각 가정에서 국경일만큼은 꼭 태극기를 달도록 하자.

 
정규석(대아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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