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현재 가족의 의미
2019년 5월 현재 가족의 의미
  • 경남일보
  • 승인 2019.05.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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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
5월은 흔히들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어린이날에는 아이와 소풍을 가고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딸과 아들은 꽃을 전하거나 선물을 전하기도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가족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애정을 쏟는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가족은 그 누구보다 편안하고 친밀한 존재이자 의지처가 된다. 하지만 모두가 그럴까? 어린이날이 어떤 날인지도 모르는 어린이가 있고 홀로 고독사하는 어르신들 이야기는 심심찮게 언론에 등장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부양과 돌봄의 무게감에 힘들어하기도 하고,비혼, 1인 가구가 많아져 각각의 삶이 개인화 되어 간다. 소위말하는 ‘정상가족’ 이외에 새로운 생활 공동체 속에서 더 익숙하고 친밀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 났다.

가족이란 누구이며 어떤 존재일까? 민법 제779조에는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로 규정하고 생계를 같이하는 경우 좀 더 넓게 보고 있으며, 건강가정기본법 제3조에는 가족이라 함은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루어진 사회의 기본단위를 정의하고 있다. 이런 규범적인 규정 외에도 사회에서 가족은 정서적인 부분, 경제적인 부분을 담당해주고 있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 가치관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런 규범과 사회적 통념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족의 정상적인 모습이자 틀이다. 하지만 정상이라는 것에는 늘 그렇지 않을 수 도 있다는 걸 전제로 한다.

얼마 전 의붓딸을 성폭행한 것도 모자라 성추행 신고에 보복으로 살인까지 한 사건이 세상을 분노하게 했다. 더욱이 그 사건은 친모의 공모정황까지 드러나 아연실색하게 했다. 자녀가 부모를 억지로 정신병원에 넣었다며 고발한 사건, 부모의 재산분배가 공평하지 못하다면 소송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니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공동체 가족이지만, 친밀하다고 믿기에 가족에게 일어난 폭력적인 사건은 더 충격적이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폭력과 억압을 자행하고 있다. 때때로 가족은 남보다 더 타의든 자이든 잔인해지기도 하는 셈이다.

이렇듯 흔히들 규정하는 정상가족이라는 정의는 가족이라 의무감에 가족을 꾸려가고 사회적 통념에 따라 부담감에 강요된 가족애로 힘들어 할 수 있다. 죽음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가정폭력과 심각한 정신적 학대를 당하면서도 가족을 꾸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참고 사는 여성,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가족을 죽이고 자살을 선택한 가장, 치매 걸린 아내가 요양원 가는 것을 거부하자 살해한 남편, 아빠니까 괜찮아, 그래도 엄마잖아,너 잘되라고 때리는 거야 등등 친밀감을 가장한 가정폭력 등등은 걷잡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 안타깝지만 가족이외는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니 어떻게든 가족을 꾸리고 그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사회는 점점 변해 가는데 답이 없다고 손놓고 있기에는 그 상처들이 너무 크다. 사실 사회도 이미 사회보장제도, 각종 복지제도, 노인, 아동, 근로수당제도 등 경제적으로도 정서적으로로 뒷받침 해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정상가족이 해야 하는 것들을 전제로 하기보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을 인정하고 사회적 구성원간의 친밀성을 존중하는 것, 개인이 각각 독립된 인격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이슈되고 있는 조현병 등 정신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대책을 가족이 아닌 사회가 세우는 것, 치매노인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형성하는 것 등, 건강한 사회를 위해 사회구성원도 국가도 지역사회도 노력해야 한다. 또한 개인 역시 가족이라는 미명하에 권력을 행사하지 않는지 돌이켜 보고 존중하는 관계형성이 필요하다.미래사회는 누구도 정상이 아니라서 소외되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행복한 세상이길 희망한다.
 
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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