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수첩]킬로그램(㎏)의 새로운 정의
[별별수첩]킬로그램(㎏)의 새로운 정의
  • 경남일보
  • 승인 2019.05.2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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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0일은 ‘세계 측정의 날’ 이다. 오래전 옛날에는 신체가 단위의 기준이 됐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가운데 손가락부터 팔꿈치까지의 길이를 ‘큐빗’으로 부르며 길이를 측정하는 단위로 썼다. 영국에서는 발의 길이를 기준으로 ‘피트’라는 단위를 썼다. 엄지발가락 끝에서 발 뒤꿈치 끝까지를 1피트로 했다. 중국에서는 엄지손가락 끝부터 가운데 손가락 끝까지를 벌인 길이를 ‘자’ 라는 단위로 썼다. 신체를 이용한 이런 단위는 나라별로 다른 것은 물론이고 재는 사람에 따라서도 매번 달라질 수밖에 없는 수치였다.

근대로 넘어와 국가간의 교류가 늘어나면서 통일된 단위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1875년 5월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17개국이 모여 공통된 단위인 ‘미터(m)’를 국제 통용단위로 도입하는데 동의하고 국제미터협약을 체결했다.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월20일은 ‘세계측정의 날’로 제정했다.

올해 세계측정의 날은 또 하나 기념할만한 사건이 있다. 지난해 한 종편의 예능프로그램에서 물리학자 김상욱 박사가 언급해 화제가 되었던 ‘㎏ 원기’의 정의가 이날부터 바뀌는 것이다. 올해 측정의 날부터 새롭게 정의가 바뀌는 기존단위는 국제 승인 기본 단위 7가지 중 4가지다. 이미 재정의된 m를 제외하고 질량(㎏, 킬로그램)을 비롯해, 전류(A, 암페어)와 열역학온도(K, 켈빈), 물질량(mol,몰)이 이날부터 새롭게 정의 된다.

특히 질량은 처음 정의된지 130년 만의 재정의가 이뤄진다. 처음 국제단위를 제정 했을 당시 ‘원기’라는 물질을 만들어 단위의 기준으로 삼았다. 현재 경남과학교육원에도 이 ‘㎏ 원기’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1889년 제1회 국제도량형총회 이후 계속 사용된 킬로그램 원기는 지름 39mm이고 밀도가 21.5g/㎤인 원통형의 물체로 변형이 가장 적은 금속인 백금 90%, 이리듐 10%의 합금으로 만들어졌다. 길이를 재는 m도 백금과 이리듐의 합금으로 만든 금속막대를 기준으로 사용했었다.

이런 물체를 기준으로 하던 단위를 130년만에 변경하게 된 것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아무리 견고한 금속이라 할지라도 부식되어 질량이 줄어들고, 또 온도나 습도에 따라 미묘하게 측정치가 달라지는 것이 문제가 되어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금속막대를 기준으로 하던 미터의 정의는 ‘빛이 진공상태에서 2억9979만 2458분의 1초 동안 진행한 거리’라는 기준으로 변경되었다. 어떠한 자연적인 현상과 관계 없는 절대값으로 정의하게 된 것이다.

킬로그램도 같은 이유로 새롭게 정의 됐다. ‘더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 단위 에너지의 크기를 나타내는 값’인 플랑크상수(h)를 이용해 초정밀의 단위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단위로 재정의 된 것이다.

올해 세계측정의 날은 미터협약 이후 144년만에 기본단위 7가지가 모두 불변의 속성을 갖는 특별한 날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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