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엿보기(4)구순하다, 어우렁더우렁, 가시버시
토박이말 엿보기(4)구순하다, 어우렁더우렁, 가시버시
  • 경남일보
  • 승인 2019.05.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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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들여름달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하지요? 지난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기도 했지만 ‘세계 가정의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 ‘가정의 달’, ‘가정의 날’에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몇 가지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요즘 식구들끼리 잘 지내지 못해서 일어난 이런저런 궂은 기별을 들으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떠오르는 말입니다. 우리가 ‘화목하다’는 말을 많이 알고 쓰고 있는데 ‘화목하다’와 비슷한 뜻을 가진 토박이말로 ‘구순하다’가 있습니다. ‘사이가 좋아 말썽 없이 잘 지내다’는 뜻인데요, ‘화목한 가정’을 ‘구순한 집안’으로 갈음할 수 있으니 앞으로 많이 써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알려드릴 토박이말도 지나간 기림날(기념일)과 아랑곳한 말입니다. 지난 5월 20일은 ‘세계인의 날’이었습니다. 여러 겨레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 사회를 만들자는 뜻으로 만든 날이라고 합니다. 이런 뜻과 잘 어울리는 토박이말이 있는데 바로 ‘어우렁더우렁’입니다.

이 말은 말모이에서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들떠서 지내는 모양’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지만 ‘들떠서’라는 말은 빼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세계인의 날과 같이 여러 사람들이 어울려 지내는 날에 많은 사람들이 썼으면 좋겠습니다. 곳곳에서 여러 행사가 있었을 텐데 그런 자리에서 이 말을 쓸 수 있도록 널리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해마다 5월 21일은 ‘부부의 날’입니다. 둘이 하나가 된다는 뜻에서 가정의 달 5월 21일이 부부의 날이 되었다고 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 부부의 날을 만든 곳 발상지가 바로 ‘창원’이랍니다. 이런 부부의 날에 생각해 봐야 할 토박이말이 ‘가시버시’입니다.

이 말을 말모이(사전)에 찾아보면 ‘부부’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가시버시’라는 말을 몰라서도 못 쓰지만 이런 말을 어디서 보거나 누구한테 듣더라도 이런 풀이를 보고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겠냐 하는 겁니다.

알게 모르게 토박이말을 낮잡아 보고 사는 우리들 마음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께서는 ‘가시버시’라는 말을 앞으로 좀 더 자주 많이 써 주시기 바랍니다. ‘가시버시날(부부의 날)’이라고 쓸 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우리가 낱말을 몰라서 못 쓰기도 하지만 알아도 낯설고 어렵다 싶으면 잘 안 쓰이게 되는데 ‘부부’를 뜻하는‘가시버시’는 소릿결도 예쁘고 짝이 맞는 느낌이라 앞으로 쓰는 분들이 많아질 늘품이 있는 말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창수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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