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방송과 SNS에 필요한 고찰
육아 방송과 SNS에 필요한 고찰
  • 경남일보
  • 승인 2019.05.3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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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석(진주교대신문사 편집국장)
정호석
정호석

 

얼마 전, 연예인 샘 해밍턴 씨와 아들 윌리엄 사이의 해프닝이 전파를 탔다. 바지에 그만 실수를 해 이를 숨기려 했던 윌리엄과 아들을 위로하는 샘 해밍턴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호감을 샀다. 철없는 이미지를 가진 샘 해밍턴의 색다른 아버지다운 모습과 바지에 실수를 한 윌리엄의 순수한 모습에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샀을 것이다. 그런데, 10여 년 뒤의 청소년 시기의 윌리엄은 자신이 나온 이 방송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약 3년 전의 어떤 사례는 이러한 모습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 지난 2016년 오스트리아에서는 한 10대 청소년이 부모를 고소하는 일이 있었다. 부모가 자신의 어린시절 사진을 올리던 SNS가 그 이유이다. 부모는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배변 훈련, 실수 등의 사진을 꾸준히 게시했다. 본 사례에 대해 프랑스에서는 자녀의 동의 없이 사진을 올릴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법리 해석이 등장했다.

이러한 현상은 방송 혹은 부모의 SNS에 자녀의 육아가 등장하는 과정에서 자녀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이 원인이다. 어린이들은 사회에 대한 미성숙한 판단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당사자 스스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설령 어린이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불만을 갖더라도 부모에게 방송 출연 및 자신의 사진 게시에 대해 대항할 물리적, 지적 능력도 되지 않는다.

방송이나 SNS에서 보이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 때문에 부정적인 측면이 희석되는 경향을 이 문제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방송이나 SNS에서는 단편적인 부분만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단편적인 일부분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때문에 많은 이들은 과정에서 아이들이 겪는 권리 침해 등의 문제에 대해서 발견하기 힘들어진다.

이러한 문제는 어른들이 아이를 단순히 어른들에게 종속된 존재로 여기는 탓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자체로 귀중한 하나의 인격체이며, 무궁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미래 사회의 구성원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훗날에 받을 수 있는 영향들까지 고려해야 한다. 미디어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미디어 환경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어른으로서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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