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정문 봉쇄 대화 거부…실사단 “돌아가 대책 강구하겠다”
현대중공업 실사단(단장 강영 전무)이 3일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쳐 대우조선해양 진입을 시도했으나 정문을 봉쇄한 노조와 거제시민대책위에 막혀 무산됐다.
산업은행 관계자 등 20여 명의 현대중공업 실사단은 이날 오전 9시 20분에 이어, 오후에도 대형버스 1대에 동승해 12시 45분께 대우조선해양 정문 맞은편에 도착했다.
이어 강영 실사단장(현대중공업 전무) 등은 대우조선해양 최용석 지원본부장(전무) 등의 안내를 받아 횡단보도를 건너 정문 앞으로 이동해 노조측 관계자와 대화에 나섰다.
강 단장이 먼저 “인수계획에 포함된 현장실사 때문에 왔다. 우선 대화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노조관계자는 “매각 조건이 철회되지 않는 한 어떠한 대화도 의미가 없다”면서 “당장 실사를 중지하고 돌아가 달라”고 요구했다.
강 단장이 “그래도 대화는…”이라고 하자 노조관계자가 중간에 말을 가로막으며 “더 이상 대화는 필요없다. 당장 돌아가 달라”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강 단장은 “오늘은 이만 돌아가겠다”고 말한 후 돌아섰다.
강 단장은 노조측과 대화를 마친 그 자리에서 언론사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언제 다시 실사를 시도할 생각이냐’ 등의 질문에 “계약에 포함된 실사는 2주안에 반드시 해야 한다”며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강 단장은 그러면서 “이 상태에서는 오늘 더 이상 실사를 할 수가 없지 않느냐. 일단 돌아가서 논의를 거쳐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사단은 강 단장이 버스에 오른 후 현장에서 오후 1시 5분께 완전히 철수했다.
노조측 실사저지대 400여 명과 거제시민대책위 관계자 40여 명은 현대중공업 실사단이 떠난 뒤에도 한동안 구호를 외치며 정리집회를 가진 후 1시 30분께 해산했다.
노조측은 현대중공업이 3일부터 오는 14일까지 현장실사를 진행하기로 예정된만큼 불시에 실사단이 들이닥칠 경우를 대비해 정문 뿐만 아니라, 나머지 6곳의 문에도 비상저지조를 배치해 놓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80여 명의 언론 및 방송사 취재진들이 나와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현장 주변에 4개 중대 500여 명의 기동경찰과 80여 명의 정복경찰 및 사복형사 및 여경 50여 명을 동원해 우발 사태에 대비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한화 등 4개 대기업이 대우조선 인수전에 뛰어든 2008년 매각 추진 당시에도 정문과 헬기장 등을 봉쇄하고 현장실사단의 출입을 저지한 경험이 있다.
김종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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