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단오 이야기
[농업이야기]단오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9.06.0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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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실(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농촌생활담당 농촌지도관)
장은실 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농촌생활담당 농촌지도관.
예로부터 우리선조들은 일 년 열두 달 절기에 맞춰서 다양한 세시풍속과 시절음식을 즐겨왔다.

제철에 나오는 식재료를 가지고 계절과 절기에 맞춰 음식을 만들고, 또 이웃들과 나누어 먹음으로써 영양을 보충하는, 상부상조하는 공동체 생활을 통해 화합과 건강을 다져왔다.

사계절 자연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온 전통음식은 계절과 함께 우리 조상들의 삶의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자연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음력 5월의 대표적인 세시로는 단오(端午)를 들 수 있다. 음력 초닷새인 단오는 수릿날, 중오절, 천중절, 단양이라고도 한다. 이날은 일 년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고 해서 큰 명절로 여겼고, 각 가정에서는 정갈한 음식을 마련해 단오차례를 지내고 성대한 풍속놀이도 행해졌다.

주로 여자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붉고 푸른 새 옷을 입었으며, 머리에는 창포뿌리를 잘라 만든 비녀를 꽂았는데 비녀에는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수(壽), 복(福) 두 글자를 새기고 끝에 연지로 붉게 칠을 하였다. 붉은 색은 양색(陽色)으로 액(厄)을 물리치는 액막이 역할을 한다고 여겨 풍속으로 전해온다.

또한 남자들은 각지에서 건장한 젊은이들이 모여 씨름으로 승부를 겨루는 내기를 하였고, 여자들은 그네뛰기를 하며 하루를 즐겼다. 또 단옷날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에는 쑥과 익모초를 베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날 채취한 쑥과 익모초는 약효가 가장 좋다하여, 이것을 말려 두었다가 약재로 쓰기도 했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단옷날에 ‘대추나무 시집보낸다.’ 하여 대추나무 양가지 사이에 돌을 끼워두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는 결실을 촉진하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단오의 대표적인 시절음식으로는 수리취절편(쑥떡)과 제호탕, 앵두편, 앵두화채, 준치만두, 준치국, 옥추단 등이 있다. 수리취절편은 일명 차륜병(車輪餠), 단오병이라고도 하는데, 수리취떡은 수레바퀴 모양의 떡살로 모양을 낸 절편으로, 이 떡으로 인해 수릿날이라는 명칭이 생긴 것으로 볼 때 단오절의 가장 대표적인 절식(節食)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유난히 가시가 많은 준치는 이 시기에 나오는 생선가운데 가장 맛이 있어 진어(眞魚)라고도 한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 되었다고 하니 그만큼 맛있다는 뜻인 듯하다. 이 준치는 가시를 발라낸 생선살로 둥근 완자를 만들어 국을 끓이거나 밀가루에 여러 번 굴려 준치만두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앵두편은 앵두를 살짝 쪄서 체에 걸러 설탕을 넣고 졸이다가 녹두녹말을 넣어 굳힌다, 제호탕은 대표적인 여름음료로 단오절부터 더운 여름동안 시원한 냉수에 타서 마시면 더위를 타지 않고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다고 믿었던 음료로 향기가 입속에 오래토록 가시지 않는다.

약재로는 꿀에 오매, 축사, 백단향, 초과를 가루 내어 넣고 중탕으로 농축하여 항아리에 보관했다가 시원한 냉수에 타서 마신다.

이번 단오에는 수리취절편을 넉넉히 준비하여 이웃과 나누면서 전통음식에 담긴 우리 조상들의 식생활의 지혜와 숨결을 느껴보고, 우리음식의 멋스러움을 한번 되살려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장은실(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농촌생활담당 농촌지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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