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뿌연 하늘을 바라보며
[객원칼럼] 뿌연 하늘을 바라보며
  • 경남일보
  • 승인 2019.06.25 1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시중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기계과 교수)
이시중
이시중

거주지와 근무지가 달라 오늘도 승용차로 출근길에 오른다. 근무 학교가 삼천포 항구에 가까운 곳이라 매일 남쪽을 향해 주행을 하게 된다. 사천 시청 인근을 지나면서 넓은 하늘이 시야에 들어오는데 오늘 아침은 하늘이 뿌옇다. 운전 중 동쪽 와룡산을 바라보니 산 정상이 잘 안보일 정도이고 서쪽을 둘러보니 그 방향 역시 뿌연 하늘이다. 비가 온 뒤로 한동안 좀 괜찮다 싶었는데 다시금 뿌연 하늘을 보면서 대기의 질이 이렇게까지 나빠진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다시금 머리를 가득 채운다. 이러한 의문이 비단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도 가지고 있을 터이고, 환경과 시민 건강에 너무 중대한 문제이기에 중앙정부나 지방행정을 하는 분들도 관심을 갖고 있을 텐데,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 안타까운 생각이다. 대부분의 여론처럼 급속도로 산업화가 이루어지는 중국에서 상당량이 유입되리라는 생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인근 산업 시설로부터 발생하는 것은 어느 정도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최근에 들어 경유 차량이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로 몰려 노후 경유차량은 미세먼지가 일정 수준 넘게 발생한 날의 경우 수도권에서는 운행 자체를 불허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잠시 한때이기는 하지만 클린 디젤이라 불리며 경유차량 운행을 장려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제 오래된 경유차량은 대기 오염을 유발하는 차량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정부에서는 차량운행으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해 흔히 친환경차로 불리우는 전기차의 수요를 대폭 늘리는 계획을 수립하고 이에따른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해외 선진국들도 앞 다투어 전기차의 보급을 확대하는 시기에 궁극적으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것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가 과연 친환경적인지는 과학적으로 한번 조사 분석하여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근본적으로 충전된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차의 전기가 무엇으로부터 만들어지는가? 우리나라의 경우 그 역시 원자력과 화력을 이용한 발전소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있다. 일반 엔진 차량은 연료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바로 활용하므로 에너지의 변환이 1회 이루어지는데 반해, 전기차의 경우 발전단계에서 에너지 변환이 1회, 자동차 구동 중에 1회 추가되어 2회의 에너지 변환이 이루어진다. 에너지 변환 과정 중 상당한 에너지가 손실되고 충전 중에도 에너지 손실을 피할 수 없는데, 전기차가 엔진을 사용하는 차량보다 에너지 효율이 얼마나 좋길래 친환경차로 인정이 되는지 궁금하다.

혹자는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여 원자력과 화력 발전량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이렇게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면 된다고 쉽게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원자력과 화력 발전이 전체 발전량의 2/3를 넘고, 수력과 신재생에너지는 3% 정도로 미미한 우리의 현실도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해외에서 보고되는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의 성공 사례도 있지만 일사량이나 풍속이 다른 우리의 자연환경을 비추어 볼 때, 우리의 신재생 발전 효율이 어느 정도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이로 인한 대기 오염의 개선 효과는 어느 정도일지,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우리 실정에 적합한 정책이 집행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즉흥적이거나 감성적 여론의 향방에 흔들리지 않고, 체계적인 분석자료를 제시하면서 올바른 이성적 판단에 맞추어 수립된 정책의 적합성이 널리 홍보되어 바르게 인지하고 판단한 일반 대중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얻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