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참사 관리사무소 직원에 온정 답지
아파트 참사 관리사무소 직원에 온정 답지
  • 백지영
  • 승인 2019.07.07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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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금 기부·일자리 제안 ‘훈훈’
주민 위로 음악회·인형극 열려
안인득의 흉기에 찔리고도 주민 대피를 도왔지만 실직 위기에 놓인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정연섭(30) 씨에게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본보 6월 26일자 5면·28일자 5면 보도)

7일 정 씨에 따르면 그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한 시민이 그에게 개인적으로 성금을 기탁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해당 시민은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처지지만 사연이 너무 안타까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며 모아둔 돈 일부를 정 씨에게 전달했다.

보도 직후부터 개인적인 도움을 극구 사양해왔던 정 씨는 함께 근무했던 아파트 직원의 설득에 마음을 돌렸다.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도 있었다.

정 씨는 “회사 2군데에서 지금 당장 면접을 보면 어떻겠냐는 연락이 왔다”면서 “그쪽에서는 인력 충원이 즉시 필요한 상황인데, 지금 당장은 심리 트라우마로 정상 근무가 힘들어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의 한 중견기업은 건강이 회복돼 근무할만한 상태가 되면 면접을 보자는 제의를 했다.

본보에도 ‘정 씨가 회복 후 직장을 구하지 못한다면 일자리를 주선해주고 싶다’는 독자 연락이 왔다.

정 씨는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갑자기 많은 분이 관심을 주셔서 얼떨떨하다”며 “아파트 출근을 멈추고 사건 현장에서 멀어진 이후 확실히 몸 상태가 나아졌다. 우선 심리 회복에 집중한 후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가서 근무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부터 해당 아파트 중앙 광장에서 열린 ‘위로의 밤 음악회’를 마련한 인근 교회 측은 음악회를 마치며 정 씨에게 위로금 150만 원을 전달했다.

박영출 신일교회 목사는 “사건 이후 경직된 아파트 분위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음악회를 준비하던 중 정 씨의 어려운 사정을 접하게 됐다”며 “교회 신자를 비롯해 3개 교회가 함께 힘을 모아 약소한 마음이나마 나누려 한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위로의 밤 공연을 통해 주민들이 힘을 얻고 예전의 분위기로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오케스트라 공연 △하모니카 연주 △색소폰 연주 △추모 시 낭독 △중창단 공연으로 구성된 음악회와 이어 진행된 극단 ‘현장’의 인형극까지 모두 재능기부 방식으로 진행됐다.

행사 소식을 들은 인근 농협, 음악 교육 업체, 자원봉사단체은 간식거리와 어린이 놀이 용품을 협찬하는 등 힘을 보탰다.

공연을 보러 나온 이 아파트 주민 이정숙(68)씨는 “지역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맙다”며 “우리 사회가 아직은 그래도 살 만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7일 오후 6시 안인득 방화·살인이 일어났던 아파트 주민들이 ‘위로의 밤 음악회’를 감상하고 있다. 이날 모든 공연은 아파트 주민들이 힘을 내기를 바라는 이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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