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바다에 감성을 묻다(8) 남해·사천 동대만해안도로
쪽빛바다에 감성을 묻다(8) 남해·사천 동대만해안도로
  • 박도준·김지원기자
  • 승인 2019.07.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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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로 이어진 섬·섬…바다 품고 사는 어민의 삶

코스: 지족리~동대만휴게소~창선·삼천포대교(14㎞)
오션뷰 전망대: 사천바다케이블카 초양정류장 일대

명소: 창선교, 창선방조제, 초양도, 창선·삼천포대교
문의: 남해 관광안내콜센터 1588-3415, 사천 관광안내 055-831-2114

창선교와 죽방렴


섬은 다리가 놓이면 더 이상 섬이 아니다. 육지가 된다. 1973년 남해대교가 개통되면서 남해도는 하동과 연결되고, 섬 속의 섬이었던 창선도는 1980년 창선교가 놓이면서 남해와 이어졌다. 그리고 2003년 창선·삼천포개교가 개통되면서 창선지역은 사천지역과 연결됐다. 동대만해안도로는 창선지역의 동대만 해안을 따라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는 길이다. 투박한 매력을 지닌 창선지역과 교량박물관을 연상시키는 창선·삼천포대교의 매력을 만끽하는 코스이다. 특히 출발점 창선교가 놓인 지족해협에는 죽방렴만 26개나 있고 체험장도 있다. 종착점인 사천지역의 대방수로해협에도 21개가 있다. 이번 코스는 죽방렴이 있는 곳에서 시작해 죽방렴이 있는 곳에서 끝난다. 죽방렴의 독특한 어업장면을 구경하는 기회를 얻는다면 행운이다.

이번 코스의 출발점인 지족리는 지족해협을 사이에 두고 사이좋게 마주보며 남해와 창선지역에 각각 있다. 삼동면 지족삼거리에서 창선교를 건너면 창선면 지족삼거리가 나온다. 지족해협 주변에는 죽방렴이 바다 위의 랜드마크처럼 자리 잡았다.

현재 설치된 죽방렴만 해도 26곳이나 된다. 제일 큰 죽방렴은 농가섬과 삼동면 지족리 170m 사이에 있는 것으로 한 쪽 길이가 100m, 반경도 100m에 달한다. 이곳에 죽방렴 체험장이 있다. 죽방렴은 물살이 드나드는 좁은 바다 물목에 V자 모양으로 말뚝을 박아 바다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어구를 말한다. 죽방렴으로 잡은 멸치는 죽방멸치라고 해서 최상품의 대우를 받는다. 물살이 급한 곳에 사는 물고기들은 힘이 좋다. 그래서 이 지역에 잡히는 모든 물고기들은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담백해 최고의 회감으로 친다.

지족삼거리에서 우회전해 1.5㎞ 외길을 가다 당저2리 안내판이 보이는 간선도로로 빠져 들어가면 추도가 나온다. 추도(솔섬)는 마을 주민들이 솜씨 좋게 가꾼 꽃동산 산책길이 눈에 띈다. 추도 인근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환상적이다. 200여m 떨어진 구도와 종지만한 작은 섬, 망치산, 특히 죽방렴 등이 배경이 되어 일출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단다.

 
동대만 갈대밭


여기서 3㎞ 정도를 가면 창선생활체육공원 근처의 창선방조제가 나온다. 아래는 갯벌, 위는 엄청난 갈대밭이다. 창선지역의 중앙부까지 깊숙이 만을 이루며 들어온 바다는 호수 같이 고요하고 갈대들만 바람결에 파도처럼 넘실댄다. 멀리 빨간 창선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이정표를 지나 방파제로 들어서면 상신마을의 바지락 양식장에서 갯내음이 물씬 난다. 방파제 옆 갈대밭에서 인기척에 놀란 참새떼가 후두둑 날아오른다. 이 길을 따라가면 트레킹 코스로 알려진 고사리밭길이 나오는데 창선지역의 주 소득원으로 연간 70억의 매출을 올린단다.

방파제를 돌아 나오는데 갈대밭 사이로 흐르는 작은 개울물이 풍경을 담고 데칼코마니 같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동대만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내만을 조망한다. 동대만은 2012년 국내 대표 생태관광지 5곳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됐다. 갯벌과 맞닿은 갈대밭과 습지가 무려 10만㎡인데 과거 염전이었던 곳으로 수십 년 동안 갈대가 자생하면서 습지가 되었다. 사람 발길이 뜸해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살아났고, 붉은발말똥게 등 멸종위기 동식물이 쉽게 만난다.

쭉 뻗은 해안도로를 달리면 단항사거리가 나온다. 오른쪽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창선삼천포대교회타운이 있다. 직진하면 창선·삼천포대교가 훅 다가온다.

 
초양공원 상징물과 케이블카
동대만로-연륙교케이블카02
3.4km에 걸쳐 다섯 개의 다리가 이어져 육지와 섬을 잇는 창선·삼천포대교는 3개의 섬을 5개의 교량으로 이었고, 형식과 모양도 각기 다르다. ‘하로식 아치교’의 창선대교, ‘PC박스 상자형교’의 늑도대교, ‘중로식 아치교’ 형식의 초양대교, 사장교 형식의 삼천포대교 등 교량 박물관을 보는 듯하다.

첫 번째 다리 창선대교를 넘어서면 늑도, 늑도대교를 넘어서면 초양도이다. 초양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작은 언덕에 있는 사천바다케이블카 초량정류장으로 오른다. 초양도공원에는 배 모양의 전망대가 있다. 뱃머리와 돛을 형상화한 조형물 선상에 올라 대교와 케이블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바다에는 봄부터 겨울까지 쭈꾸미, 문어 낚싯배들이 장관을 이룬다.

초양대교를 건너 무인도 모개섬를 지나면 삼천포대교가 나온다. 동대만해안도로 정규코스는 여기까지이다.

삼천포대교 인근에 아담한 대방진 굴항이 있다. 대방진 굴항은 고려시대 말 남해안에 자주 침입하는 왜구를 막기 위해 설치한 군항으로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수군 기지로 사용했다 한다. 백년 넘은 팽나무들의 무성한 잎들이 햇살을 희롱하며 그늘을 만들어 주고, 굴항의 에메랄드빛 바닷물 위에 투영되어 데칼코마니 같은 풍경화를 만들어낸다. 굴항 언덕 위에 이순신 동상이 임진왜란 당시를 기억하는 듯 서 있다. ‘삼천포 아가씨’의 노랫말이 흘러 나오는 노산공원을 거닐다가 박재삼 문학관을 들러 남일대해수욕장으로 간다. 이곳의 맑고 푸른 바다와 해안의 백사장, 주변 절경에 감탄하여 남일대라 명명했다고 한다. 동쪽 탐방로 끝에 코끼리바위가 자리하고 있다.

 
대방진굴항
코끼리바위


삼천포대교에서 오른쪽으로 270도 돌아 사천대로를 따라 조금 가다 해안길로 들어서면 노을길이 나온다. 저도·마도·늑도·학섬·초양섬· 모개섬 등이 연이어 그림처럼 떠 있고, 썰물 때면 죽방렴을 볼 수 있다. 실안노을길은 해가 넘어갈 무렵 박재삼 시인이 노래했듯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으로 변한다. 하늘과 바다와 섬들이 빛의 연금술사처럼 붉은빛, 황금빛, 주홍빛, 보랏빛 등으로 시시각각 변한다. 선상카페가 있는 해안관광도로와 비토섬, 월영도 등의 섬과 마주보는 석양길에서 바라보는 노을도 장관이다.

동대만해안도로에서는 죽방렴, 문어낚시 등 다양한 어민들의 어로행위를 구경할 수 있어 좋다. 다만 노을이 아름다운 실안노을길과 사천 해안관공도로, 석양길이 국토부에서 선정한 ‘남해안 해안경관도로’에서 빠진 것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글·사진=박도준·김지원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동대만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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