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주차구역, 줄지 않는 '꼼수 주차'
장애인주차구역, 줄지 않는 '꼼수 주차'
  • 백지영
  • 승인 2019.07.18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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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용 주차표지 악용 허다
장애인 미동승시 과태료 대상
실제 위반여부 입증 쉽지않아
공공기관 등에 마련된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이 얌체 운전자들에 의해 악용되고 있다.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을 때도 ‘보호자용 주차 표지’를 악용해 주차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입증이 까다로워 실제 과태료 부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18일 진주시와 창원시 등에 따르면 현행 장애인등편의법상 보행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타지 않은 차량을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한 사람은 20만 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장애인 주차 표지가 부착된 차량이더라도 실제 차량에 장애인이 동반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승·하차를 돕기 위해 동반한 보호자에게 발급되는 하얀색 보호자용 표지를 붙여둔 경우에도 실제로 보행상 장애가 있는 사람을 이동시킬 때만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보호자나 관련 기관 종사자 등 다른 이가 장애인 주차표지가 붙은 차량으로 개인적인 업무를 본다는 신고가 접수돼도 실제 과태료 부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주시와 창원시를 통틀어 최근 3개월간 해당 사례로 장애인 보호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경우는 단 1건이다.

진주시만 해도 일반 운전자 차량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해 단속된 경우가 200건을 훌쩍 넘는 것과 대조된다.

유일하게 해당 문제로 과태료를 부과한 창원시 의창구 관계자는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일반 시민이 동영상을 찍어 신고했기에 적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과태료 부과를 위해서는 장애인을 태우지 않은 채 보호자가 홀로 주차하고 가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신고해야 한다.

실무자들은 하나 같이 “장애인 주차 표지가 안 붙은 차량은 사진만으로도 과태료 처분이 가능하지만, 표지가 붙어있는 차량을 악용한 경우는 사진만으로는 장애인 동반 여부를 알 수가 없다 보니 법령 위반을 입증하기가 까다롭다”고 입을 모았다.

짧은 동영상일 경우 보호자가 주차장이 위치한 건물에 있는 장애인을 데리러 갔다고 항변할 수도 있기에 가장 확실한 방법은 차에서 내린 후 다시 탈 때까지 전 과정을 촬영하는 것이지만 이 정도로 정성을 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평형감각에 이상이 있는 청각 장애인이나 심한 신장 장애를 가진 사람 등 ‘보행에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분류는 됐지만 겉모습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도내 모든 지자체가 장애인주차구역만 별도로 단속하는 요원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이 주차표지를 악용하는 보호자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마냥 기다리고 있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를 목격했지만 묵인하는 경우도 있다. 시민 박모(42·진주시) 씨는 “아파트에 가보면 매번 장애인을 동반하지 않고 보호자 혼자 주차하는 경우를 보지만 일부러 신고하지 않는다”며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면 일반 주차구역에 주차할 텐데 가뜩이나 좁은 주차 구역 한자리라도 아끼려는 마음”이라고 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A씨는 “장애인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법을 지켜줘야 할 보호자들이 비양심적으로 주차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속상하다”며 “법이 우선인지 시민의식이 우선인지는 알 수 없지만 법이 강력하다면 시민의식도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관계자는 “대부분의 단속이 시민 신고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일반 시민들이 동영상을 통해 충분히 입증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조금 더 효과적인 단속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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