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NO! Crime, 셉테드, 섬으로 가다
[기고] NO! Crime, 셉테드, 섬으로 가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7.2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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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통영경찰서 생활안전계장·경감)
이상문 통영경찰서 생활안전계장
‘셉테드’라는 용어를 갑자기 많이 사용하다 보니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다. 쉽게 풀어보면 셉테드(CPTED·범죄예방환경디자인)는 범행을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차단하는 일종의 방범시설물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CCTV, 비상벨, 보안등, 쏠라표지병, 로고젝트, 112신고위치 표지판 등이 이에 해당되고 실질적으로 범죄예방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통영은 유·무인 도서가 570개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그 중 유인도서가 41개나 있고 한산도, 욕지도, 사량도에는 경찰관이 상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섬은 범죄신고도 적고, 서로 아는 사람들이 모여 살아서 범죄로부터 별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올해 3월 섬지역 주민 100여명을 대상으로 범죄안전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90%이상이 예상과 달리 범죄 불안감을 호소했다.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밤에는 가로등이 없고 골목이 좁고 어두워, 특히 여성들이 더 큰 불안감을 느낀다는 여론이었다.

치안으로부터 소외된 섬 지역에 치안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해 보였다. 이에 경찰서는 주민여론을 청취하고 방범진단을 실시한 후 ‘NO! Crime, 셉테드, 섬으로 가다’라는 제목으로 섬마을 안전프로젝트를 수립, 경찰청 ‘여성 범죄예방 인프라 구축사업’에 응모해 20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셉테드 사업지는 최근의 범죄통계와 인구 등을 감안해 욕지도와 사량도를 선정했다. 우선 자치단체 어촌뉴딜사업과 연계키로 하고 경찰서와 시청이 실무추진단을 발족했다. 시청과 교육청, 소방, 농협 등 유관기관·단체가 참여하는 지역치안협의회를 개최해 섬마을 안전선포식을 갖고 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섬 주민 200여명을 대상으로 주민치안설명회를 개최하고 애로사항과 건의사항도 충분히 청취했다.

경찰관이 근무하지 하지 않는 40여개의 유인도서에는 ‘섬마을 안전지킴이’를 위촉하고 매물도와 비진도에는 자율방범대를 창설했다. 또한, 욕지도 원량초등학교와 사량초등학교를 찾아 실종아동 예방을 위한 지문등록을 실시했으며, 노인정 어르신 교통사고 예방교육과 섬지역의 교통안전시설물도 꼼꼼히 살폈다. 셉테드 설치를 위해 현장 곳곳을 정밀진단하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가장 시급하고 꼭 필요한 지점을 우선 선정했다. 해상재난 감시 CCTV와 도로변 LED가로등, 공중화장실 비상벨을 설치하고, 마을 벽화작업, LED 벽부등을 설치해 밤거리와 골목길을 밝혔다. 또한, 소방서와 한전도 소방안전교육, 소화기 지급, 낡고 위험한 전기시설 점검으로 동참하고, 독거노인 위문, 가정폭력 상담 등 여러 기관단체가 다양한 방법으로 섬마을 안심안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셉테드가 섬마을에 이제 첫발을 내딛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최소한 섬지역에 셉테드 설치가 꼭 필요하다는 지역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큰 성과인 것 같다. 그리고 여러 기관·단체가 함께 참여해 조금이나마 섬지역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마음 뿌듯하다.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환상적인 도시 통영, 바다위에 보석을 뿌려 놓은 것 같이 아름다운 섬에 셉테드를 접목해 지역주민이 만족하고 관광객들이 ‘다시 그 섬에 가고 싶다’고 희망하는 곳이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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