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대계, 진주안락공원 확장이 아니라 이전을
100년 대계, 진주안락공원 확장이 아니라 이전을
  • 경남일보
  • 승인 2019.08.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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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인 진주시의원
 
 


행정에서 사업을 할 때 100년을 생각해야 하는 사업들이 참 많다. 이러한 100년 사업 중에 진주시에서 가장 잘한 사업 하나 들라면 단연 6.25 직후의 원도심 도시계획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무심코 지나다니지만 도심이 4각 바둑판처럼, 이렇게 잘된 곳도 전국에 그리 많지 않다. 예술가가 작품을 남기 듯, 이 또한 행정이 만든 위대한 작품이 아니겠는가.

100년 사업으로, 최근에 돋보이는 것은 ‘비봉산 제모습찾기’와 ‘선학산 산림공원조성 사업’을 들 수 있다. 선학산에서 비봉산까지, 시내를 한 아름에 안고 있는 이곳은 최근까지도 시멘트길, 주거용 비닐하우스, 무허가 건축물, 텃밭, 공동묘지 등으로 보기가 참 흉한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 시멘트 길은 자연 친화적인 생태 탐방로로 바뀌었고, 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6.4㎞ 탐방로에 왕벚나무가 멋지게 자라게 되면 인근 최고의 벚꽃길이 될 것이다.

이 산길을 걸으며 내려다보는 남강 촉석루는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 뿐이 아니다. 선학산에서 비봉산까지 탐방로를 따라 양 옆 110ha에 이르는 넓은 산야에 빈곳 없이 편백, 단풍, 배롱나무, 가시나무 숲이 조성되었다. 선학산에서 비봉산까지의 이 녹색벨트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폭염, 이상기후,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와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대인의 생활트렌드에 맞춰 세월이 가면 갈수록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나무가 어려 조금 아쉽지만 그것도 잠시, 머지않아 최고의 힐링 장소, 진주시의 품격과 가치를 한층 높이는 전국적 명소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한 가지 흠은 탐방로 바로 옆 100m지점에 진주시 안락공원이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안락공원은 50여 년 전 옥봉동 구 수정초 자리에 있던 것을 현 위치로 옮겨왔다. 당시는 이곳이 시 외곽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시와 군이 통합됐고, 농촌이었던 금산면 초전동이 급격하게 도시화되면서 의지와는 상관없이 안락공원이 시내 한 복판에 위치하게 되었다. 안락공원은 시민의 정서상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사업이기에 당연히 100년 사업이어야 한다. 그런데 진주시는 100년을 내다보고 옮길 생각은 않고, 2013년부터 ‘안락공원 현대화사업’으로 현 위치에서 주위 부지 매입을 추진해 왔다. 현대화사업의 주요 내용을 보면 현 2만 9752㎟(9000평) 규모에서 9만 9175㎟(3만평)으로 부지를 확장하고 그곳에 지금보다 1.5배 크기의 봉안당을 다시 짓고, 자연장지 2만 4793㎟(7500평)(학교운동장 3개 넓이)과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이 사업이 가시화 되어, 많은 시민들이 출퇴근하면서 공사현장을 보게 된다면 이 사업이 과연 계획대로 잘 진행될지 의문이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굳은 일은 피하는 안일한 행정의 표본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큰 예산 낭비를 하지 말고 확장사업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이미 매입한 산지는 선학산, 비봉산처럼 산림공원을 조성하면 된다. 여기서 투자한 돈이 아까워 더 나아간다면 더 큰 손해와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베이비 붐 세대가 이미 60대 중반을 넘었고, 10년 후면 화장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안락공원을 현 상태로 유지하면서 지금부터 10년 계획을 세우고 부지 물색과 이전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전 후 안락공원 자리는 주차장으로, 그래서 시민이 쉽게 탐방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그간의 일은 전화위복, 금상첨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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