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추억을 쌓다(8) 비단길 청년몰 청년상인
시장, 추억을 쌓다(8) 비단길 청년몰 청년상인
  • 백지영
  • 승인 2019.08.05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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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량진미 사장 이학원 씨.

청년몰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고량진미 이학원 씨

비단길 청년몰 골목으로 들어가면 붉은 등을 단 ‘고량진미(膏粱珍味)’라는 중식당이 손님을 반긴다. 전형적인 중식당과는 사뭇 다른 젊은 감각의 간판이나 인테리어를 띄고 있기에 붉은 등이나 가게 앞에 세워진 메뉴판이 아니면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

‘기름진 고기와 밥으로 이루어진 대단히 귀한 음식’이라는 뜻을 가진 이 가게는 짜장면, 짬뽕과 같은 기본적인 중국 음식부터 탕수육, 깐풍기, 꿔바로우(북경식 찹쌀 탕수육) 등을 판매한다. 새로운 요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장 이학원 씨는 9년 정도 창원과 거제 호텔에서 근무하다 진주에서 2대째 정육점을 운영하는 처가를 통해 청년몰이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곳에 처음 마련한 ‘내 가게’를 발판 삼아 성공해볼 생각으로 들어왔는데 ‘요리’만이 아닌 ‘장사’도 하는 것은 처음이라 쉽지만은 않다.

다음은 이 씨와의 일문일답.



-주 고객층은.

▲ 중국 음식이다 보니 어르신들이 많이 오시는 편입니다. 그리고 20대~40대까지도 찾아주고 계신 것 같습니다.

-가게 추천메뉴는.

▲ 손님들이 해산물 짬뽕을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희 가게에서 음식을 드시는 분께 꿔바로우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기존의 꿔바로우와 다르게 저만의 방식으로 만들고 있거든요.

-영업시간은.

▲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8~9시까지 합니다. 저녁에는 2층이다 보니 어두워서 손님들이 별로 많이 찾지는 않고요. 청년몰을 쉽게 방문하게 할 방법에 대해 시청과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시에서도 형평성에 맞는 많은 도움을 주려고 하고 1달에 1번 회의도 참석하고 있습니다.

-일과를 마치고 어떤 일을 하는지. 취미가 있나?

▲ 솔직히 장사를 마친 뒤 정산도 하고 새로 개발할 메뉴에 대한 생각도 하다보면 피곤해서 무언가를 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론 취미도 즐길 수 있겠죠.

-시장이라는 특수한 곳에 있는 만큼 기존의 중앙시장 상인 분들에게 배우고 싶은 점이 있다면.

▲ 아무래도 몇십 년 동안 장사를 하셨기 때문인지 다들 마인드 컨트롤(감정 조절)을 잘하시는 것 같습니다. 가게를 하다 보면 장사가 잘되는 날이 있고 안 되는 날이 있는데, 마인드 컨트롤이 참 중요하다 느낍니다. 그러한 마인드컨트롤을 배우고 싶습니다.

-올해 목표.

▲ 비단길 청년몰이 성공해 기존의 청년몰 이미지를 깨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전체적으로 저희 비단길 청년몰이 입점하는 기간이 길어진 만큼 준비도 열심히 했습니다. 또한 저희끼리 협동심이 강한 것이 자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등축제와 농식품 박람회에도 참가해서 함께 주점도 운영했었구요. 그래서 여타 청년몰에 비해 회원들끼리 돈독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청년몰에 관한 부정적인 좋은 기사가 많이 나와서 안 좋긴 한데 그걸 깨고 싶습니다. 비단길 청년몰을 활용해 주시는 고객분들에게 그러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핫덕후 사장 서정현 씨.
 

안 해보고 포기하는 것을 싫어해요.


핫덕후 서정현 씨

10개 남짓한 점포가 입점한 비단길 청년몰 주 골목 옆 진주비단길로 자리를 옮기면 다른 매장들과 떨어져 조금은 외롭게 자리 잡고 있는 2개의 청년 점포가 눈에 띈다. 다쿠아즈(프랑스식 부드러운 과자) 전문점과 청년몰에서 산 음식들을 모여 먹을 수 있는 공용 공간 사이 자리잡은 핫도그 전문점에 들어서 본다.

몇 계단 아래로 내려가 만난 ‘핫덕후’ 사장 서정현 씨는 대학 졸업을 하기 전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졸업 한 학기 앞두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려던 차에 주변 선배가 함께 창업해보자고 한 게 계기가 됐다. 창업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경상대학교 후문에 포장마차를 마련하고 1년 정도 운영했다. 이후 사정상 포장마차를 그만둔 시점에 비단길 청년몰을 조성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입점하게 됐다.

다음은 서 씨와의 일문일답.


-장사가 생각만큼 잘 되고 있나.

▲ 생각대로 됐으면 지금 장사가 아니라 쉽게 돈을 버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했겠죠?(웃음) 인생이라는 게 쉬운 게 없더라고요. 처음 사회로 나오다 보니까 새로운 것 하나하나가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그 1년 덕분에 많은 경험을 해서 지금 청년몰을 손쉽게 하는 거 같아요.

-핫덕후의 추천 요리는.

▲ 핫덕후의 주 요리는 ‘불고기 핫도그’입니다. 불고기를 직접 양념했고 들어가는 소스까지 제가 다 만들었기 때문에 불고기 핫도그만큼은 자신이 있고요. 또 시장 상인 분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메뉴를 만들었어요. 저렴하면서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베이식(기본) 핫도그’를 2000원에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전에 시장에 나가서 시장 상인들에게 이 핫도그를 팔고 있는데, 아직 남기고 들어온 적은 없습니다. 재구매해주시는 분도 있고 지금까지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새벽 장사 나가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 머리로 생각한 것은 몸으로 실천해야 하는 성격이에요. 안 해보고 포기한다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에 ‘일단 움직이자’ 생각했습니다. 오전에 출근해 무작정 핫도그를 만들고 상인 분들에게 다가가 말도 걸고 하다 보면 그래도 제가 아직 젊어서 그런지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더라고요. 상인 분들이 사주셔서 제가 팔 수 있는 거지 제가 잘해서 판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핫도그를 최근에 25개 만들어서 나가는데 준비하는 시간이 4~50분 걸리더라고요. 시장에 나가는 시간은 오전 8시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게 이름 핫덕후는 어떻게 지었는지.

▲ ‘핫덕후’라는 단어가 핫도그와 발음이 비슷해서 그렇게 지었어요. 당시 저랑 만났던 여자 친구가 지어줬습니다. 이 분야에서 성공해 그 사람 귀까지 들어가게 된다면 성공한 거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게 준비하는 도중에 헤어진 거라서…. 이름 지어줘서 고맙죠(웃음).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 어떻게 가족들을 설득했는지.

▲ 포장마차는 일단 일부터 저질러 둔 상태에서 집에 말씀드렸어요. 창원 집에 가서 일요일 아침에 식사하며 이야기했더니 어머니께서 딱 숟가락을 놓으시고 소파 위로 올라가시더니 밥맛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버지는 졸업하기 전에 얼마나 하겠냐는 생각으로 한번 해보라는 느낌이셨죠. 이후 사정상 포장마차를 그만두게 됐을 때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청년몰이 눈에 띄었어요. 청년몰 설득하는 건 오히려 더 쉬웠죠. 포장마차를 운영하며 많은 것을 배웠는데, 이대로 장사를 그만두고 다시 공부하면 지난 1년은 진짜 버린 1년이 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설득했습니다. 집에서는 지금도 깔끔하게 1년만 하고 다시 공부하러 가라고 하시는데 제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습니다.

-비단길 청년몰에 대한 기대

▲ 얼마 전 소상공인 담당자가 와서 이야기하시길 저와 제 옆에 있는 점포 사장님께 미안하고 안쓰럽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저를 안쓰럽게 생각하지 않는데 그렇게 생각하셔서 좀 의아했어요. 그분이 비단길 청년몰 자체가 처음에 구상했던 것과 좀 다르게 완공이 된 상태라서 그게 아쉽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그것 또한 본인이 열심히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단길 청년몰이 만들어진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날씨가 좋아지면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사장이 얼마나 책임감을 느끼고 준비를 철저히 하느냐에 따라 어떤 환경에서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굳게 먹어야죠.

-취미생활이나 스트레스 푸는 방법은.

▲ 장사 마치고 정리를 하는 시간이 밤 9~10시예요. 원래는 운동을 좋아해서 배드민턴이나 축구동호회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듯해요. 운동 다음으로는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해요. 동료나 친구들과 간단히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죠.

-올해 목표 및 소망.

▲ 진주중앙시장에 오는 분들에게만이라도 ‘여기 가면 맛있는 핫도그가 있다. 싸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라고 알려지는 게 올해 목표고요. 소망이라면 올해 유명해지고 성공해서 다른 곳에도 작은 가게 한 개 만드는 것이 소망이고 꿈이죠.


글·사진=이기훈 진주중앙시장 청년기록단원·정리=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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