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에 대한 대학의 역할
지역기업에 대한 대학의 역할
  • 경남일보
  • 승인 2019.08.1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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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석(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일본 정부가 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로 지정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한 조치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경제보복조치로 보아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함께 민간주도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일본정부 인사들의 조롱에 가까운 망언들을 쏟아내면서 국내에서는 반일에 가까운 극일의 의지가 국민들 사이에서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일본정부에서는 우리나라 산업분야 중에서 특히 일본의존도가 높은 핵심부품이나 장비들을 수출규제품목으로 지정할 예정이기 때문에 관련분야의 기업이 고전을 하게 될 것은 물론 우리나라의 수출적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도 즉각적인 대응조치로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우리나라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하였고 국내 기업의 주요 핵심 부품기술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처음에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으로 시작하였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거리의 일장기를 제거하고 대신 ‘No Japan’이라는 글이 새겨진 깃발이 거리를 채우고 있다. 최근에는 지나친 반일감정으로 치닫는 것을 우려하여 일본이라는 국가 자체에 대한 항의가 아닌 아베정권에 대한 항의로서 ‘NO 아베’의 깃발을 내걸고 있다.

최근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이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 피해를 입게 될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서 국내 기업의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발 벗고 나서고 있는 것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맨 처음 카이스트에서 전 현직 교수들로 구성된 기술 자문단을 발족하여 반도체, 에너지, 자동차 등 주요 산업분야 품목 가운데 핵심 소재 품목 관련 원천기술 개발을 지원하기로 하였고, 서울대도 특별자문단이 발족하여 국내 기업의 소재 기술 국산화를 위해 나서자 경북지역과 대전지역의 대학들이 대학교수 기술자문단 구성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고, 연세대와 성균관대를 비롯한 수도권 대학들도 기술지원단을 구성하고 있다.

경남의 경우 도내 755개의 부품·소재 기업의 올해 상반기 대일 상위 20개 수입품목의 수입액은 695만불로서 동일품목 전체 수입액의 33%를 차지하고 있고, 수치제어반, 철 및 비합금강중후판, 기타 화학공업제품, 고철, 탄소섬유, 승용차 타이어 등 6개 품목수입비중의 50% 이상을 일본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원대학교도 일본정부의 ‘백색국가 한국 배제’ 결정에 다른 지역 기업체의 애로사항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학내 LINC+ 사업단이 ‘2019년 산학협력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계획에 앞서 창원대 교수회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창원대학교 339명 전 교수가 참여하는 경남·창원 ‘기업지원 교수 자문단’ 설립을 제안’하였고, 창원대는 이러한 자문기구들의 연계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통해 산·관·학 협력체제 및 대학의 지역혁신 역할 강화를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대학이나 연구소에서의 기업지원활동이 곧바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는 없을지라도 지역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즉각적인 재정지원과 함께 신뢰할 수 있는 장기적인 기술개발 지원 정책을 기대하며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와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과 민간주도의 불매운동을 경제전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미 여기까지 와서 물러선다면 우리는 그야말로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이 내뱉은 망언대로 한 때 끓어오르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의 어려움은 있겠지만 매번 알면서도 당하는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일본의 이번 경제보복조치에 대하여 정기적인 안목에서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경제와 기술 분야에 있어서의 극일의 필요성을 국민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에 대한 대학의 기술지원은 새로운 시대에 대학이 맞이하고 있는 새로운 책임이라고 할 수 있고, 창원대학교는 지역의 중심대학으로서 창원·경남지역의 기업에 대한 역할을 감당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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