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 극일(克日)의 기회를 살리자
소재부품, 극일(克日)의 기회를 살리자
  • 경남일보
  • 승인 2019.08.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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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용(객원논설위원·경남연구원 연구원)

일본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가지에 대한 대한국 수출규제를 발표한지 50여일이, 그들의 27개 안전보장우호국(백색국가)에서 제척한 지도 20일이 지났다. 일제 침략과 만행에 대해 단 한 번만이라도 진심어린 반성과 사죄를 기대했던 우리 국민의 염원과 법원 판결에 대해 경제제재로 대응함으로써 전 국민의 실의와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제 사죄와 경제문제를 분리하여 심판하고 대응해가면서, 경남은 소재부품분야에 관한 극일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

소재부품이란 원자재에 1회 이상 가공공정을 거친 것으로 최종완제품 생산을 위한 중간재를 말한다. 금속, 세라믹, 그래핀, 화학, 섬유 등의 소재와 모터, 베어링, 인쇄회로기판, 컨트롤러 등이 주요 부품이다. 15년쯤 전의 일본 도요타도 시스템기기 등의 문제로, 모토롤라(미)와 노키아(핀)나 소니(일)도 혁신적 소재부품 개발에 뒤쳐져 좌초된 바 있다. 국가 고도성장의 주역이자 수출주도의 경남 기계산업도 낮은 소재부품 국산화율과 원천기술 미확보로 대일의존도 심화에 고통 받다가 이젠 기술경쟁력 저하로 세계시장 선점기회마저 잃어가고 있다. 화학과 리튬이온 2차전지 및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소재에 일부 대기업 주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소재부품 대부분은 완제품의 대기업에 판로를 두는 중간재적 중소기업의 수직계열관계로 성장?발전하는 보편성을 띈다. 그래서 소재부품은 중소기업에 더 적합하다. 그런데, 창의적 중소기업이 애써 개발하고 생산했더라도 대기업이 사용해주지 않는다면 해당 소재와 중소기업은 이내 도태되기 쉽다. 대중소기업간 끈끈한 상생협력이 소재부품보다 절실한 것은 없다.

경남은 기계산업과 연계된 금속소재에 강점을 갖는 대신 화학과 IT소재는 제한적이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소재강도(素材强道) 경남건설을 강조해왔다. 한방앤티에이징바이오(서북부), 항공?세라믹(서부), 금속IT(중부), 해양바이오(남부), 의생명?첨단화학(동부)소재들이 핵이다. 더러는 기반을 차근히 다지고 있다. 재료연구소, 세라믹기술원, 국방기술품질원, 산업기술시험원 외에 뿌리기술센터와 소재개발 전주기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 테스트베드를 종합 지원하는 소재종합솔류션지원센터 구축이 그것이다. 세계적 품질인증의 첫 단계인 신뢰성평가기관은 여전히 열악하다. 화학융합시험과 건설생활환경시험원은 조성 중이나 화학, 전자부품, 항공부품, 자동차부품, 섬유FITI시험, 해양플랜트를 위한 심해저 전기전자 등의 인증과 연구기반은 보강되어야 한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초과학육성과 인력양성에 소재부품국산화 로드맵은 물론 인문과 상상을 과학기술에 접목하고 융합하는 감성소재부품연구센터도 필요하다.
소재부품 국산화와 세계최고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면 인력양성과 확보를 통한 창의적 혁신자가 필수이다. 그래야 소재부품과 완제품의 세계 시장에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단계에서 시장 선도자(first mover)로 거듭날 수가 있다. 재료연구소의 한국소재부품연구원으로의 승격은 그런 전초이다. 확대승격의 전제는 기존 금속소재 중심에서 화학, 섬유, IT소재를 망라해야 하고, 부품을 분리하기보다는 소재와 엮어야 옳다. 세라믹소재가 특화된 진주 세라믹기술원을 재료연구소와의 통합은 금해야 한다.

특히 정부 사업부처 대부분이 국책연구기관을 두고 있는바 승격할 한국소재부품연구원은 중기벤처부와 연계함이 바람직하다. 소재부품은 원천기술연구와 제품개발에 정부가 일정 보호?관리하고 지원?육성해야 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이기 때문이다. 소재부품 육성으로 확실한 극일(克日)과 중장기엔 세계시장을 선점하여 경남 기계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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