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촌 화석산지 보존 결정과 그 이후의 과제
정촌 화석산지 보존 결정과 그 이후의 과제
  • 경남일보
  • 승인 2019.09.0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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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인(진주시의원)
 
천연기념물 제390호 진주 유수리 백악기 화석산지, 천연기념물 제395호 진주 가진리 새발자국과 공룡발자국 화석산지, 천연기념물 제534호 진주 호탄동 익룡·새·공룡발자국 화석산지 등 이곳 진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공룡화석이 발견된 곳일 뿐만 아니라 새발자국과 공룡발자국 화석이 동시에 발견되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1억 년 전의 생태계를 보여주는 자연사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발견된 익룡 발자국화석 수보다도 더 많은 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곳으로도 평가를 받아 왔다. 그리고 이들은 지난 1997년, 1998년, 2011년에 국가문화재로 지정되었지만 진주 사람들은 잘 모르고 지내왔다.

인근 고성의 공룡엑스포 성공을 부러운 시선으로 봐왔으면서도 진작 우리 품안의 보석에는 시선을 두지 않았다. 진주 사람들의 손으로 만든 유산이 아니었기에 애착심이 덜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다르게 다가왔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 속에 발견된 발자국의 수만큼이나 시끌벅적하게, 또 어렵게 어렵게 한 발자국 한발자국 디디면서 우리 곁으로 찾아와 자리를 잡았다. ‘진주 예상리 정촌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산지’는 우리 인간이 태어나기 전에 있었기에 인류와는 상관없는 것이었지만, 우리 시민들은 지켜내려고 애썼고 또 지켜냈다.

문화재청의 결정을 하루 앞둔 시점에 나왔던 (사)한국고생물학회의 ‘진주 정촌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 보존을 위한 고생물학 전공자 모임’은 세계자연유산에서 요구하는 희소성을 포함한 ‘탁월한 보편적인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현지보존 결정의 가장 큰 역할은 정촌 예상리 화석 산지가 가지는 가치 그 자체이겠지만 이 가치를 알아본 학자들이 있었고 또 우리 시민들이 있었다.

시공사의 취재 거부, 일반인의 현장 방문 저지도 있었지만 시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의 현장 방문, 시민들의 문화재청 방문도 있었다. 또 지역방송과 신문 등 언론의 많은 관심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 우리 시민들이 유적에 이렇게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현지보존으로 결정되면서 뿌리 산단 시공사는 공단 분양을 걱정하고 있고, 진주시는 보호각과 박물관 건립을 위한 재정 마련과 차후 관리 비용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여론이 조성된다면 국비나 도비 지원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 집 정원에 예쁜 나무 하나 심었다고 하자. 당장은 나무 구입비도 들고 관리 비용이 들겠지만 잘 가꾸면 나무의 가치는 그 집의 가치보다 더 높아질 수가 있다. 당장은 돈이 들겠지만 우리 집 꾸미는 데 드는 돈이고 잘만 가꾸면 구경 오는 손님들 덕분에 이익을 볼 수가 있다.

서울 남대문도 불탔고 프랑스의 노트르담 성당도 불탔다. 우리의 촉석루도 불탔다. 불탄 촉석루는 다시 지을 수 있지만, 자연이 가져다 준 선물인 지질자원은 인간의 손으로는 만들 수 없다. 이젠 촉석루를 짓는다는 마음 그 이상으로 시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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