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화 보이스피싱, 경찰관인 나도 당할까 무섭다
첨단화 보이스피싱, 경찰관인 나도 당할까 무섭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9.08 15: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성훈(진주경찰서 수사과 지능팀 경장)
“나는 당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지난 5월 진주경찰서 수사과 지능팀으로 발령받아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을 담당하며, 피해자들에게 제일 많이 듣는 말이다.

작년은 최초의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이 발생한 지난 2006년 이래, 최대 발생 건수와 최대 피해액을 경신한 해다. 경찰청 단위에서 집중적인 예방 홍보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예방 홍보를 비웃듯, 점점 더 지능화·첨단화돼 올해는 작년보다 발생 건수는 113%, 피해액은 259% 증가해 경남에서만 올 7월까지 수백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범죄는 조선족 말투를 쓰며 “자녀가 납치되었으니, 무사하길 바란다면 돈을 송금하라”는 구시대적인 수법을 쓰지 않는다.

최근에는 “저금리 대출을 해 줄 테니, 기존의 고금리 대출을 상환하라”며 실제 상환계좌가 아닌 또 다른 피해자의 계좌를 알려주면서 송금을 유도한다. ‘저금리대출’이란 단어는 힘든 경제를 살아가는 서민들에게는 흘려들을 수 없는 매력적인 단어다. 물론 수사기관을 사칭, “범죄에 연루되었으니, 통장에 있는 돈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며 지정된 계좌로 돈을 송금하도록 유도하는 수법도 있지만, 최근 팍팍해진 살림 때문인지 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이 급증하는 추세다.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해보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존의 대출금을 갚는데, 왜 대출을 받은 회사명의 계좌에 돈을 송금하지 않고 다른 사람 명의 계좌에 돈을 송금하지?”라는 의문을 가지며 “나는 당하지 않을 거야. 이런 건 노인들이나 당하는 거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60대 이상의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자들은 전체 피해자의 10% 대에 불과하고, 사업비용·자녀양육비·생활비 등으로 금전이 많이 필요한 4·50대가 피해자의 대다수를 이룬다.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실제 전문적인 은행 용어를 사용해 저금리 대출이 가능할 것처럼 속이고, 대출신청 어플이라며 IP주소를 보낸다. 이를 클릭한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에는 은행 어플과 똑같은 모습의 악성해킹 어플이 자동으로 설치된다. 범인들은 이 해킹 어플을 이용해, 피해자들이 기존의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대출업체의 대표번호로 전화를 하면, 발신한 전화를 중간에서 가로채 대출회사 행세를 하며 편취 가능한 계좌를 상환계좌라고 알려주면서 송금을 유도한다. 이렇게 지능·첨단화된 수법에 은행직원·대학교수들마저도 피해를 당하고 경찰서를 방문한다. 소위 배울만큼 배우고, 알만큼 안다는 사람들도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죄에 당하지 않으려면 재차 확인하고 의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전화로 대출을 권유하는 경우 ‘전화를 끊고 다른 전화기로 대출업체에 연락하여 상담받은 대출방법이 실제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전화로 출처를 알 수 없는 어플을 설치하라는 경우 ‘절대 클릭 금지’ △대출금 상환 시 자신 명의 가상계좌가 아닌 타인명의 계좌로 돈을 송금하라는 경우 ‘절대 송금 금지’ △대출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의심이 든다면 ‘182 상담센터로 문의하기’

나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관심을 기울인다면 분명 보이스피싱 사기범죄는 근절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