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와 배려가 일상화 된 캐나다
양보와 배려가 일상화 된 캐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9.09.0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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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보낸 세 번째 편지)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자연의 질서는 변함없이 아름답다.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도 폭염에 시달렸다. 그래도 무더운 여름을 뒤로하고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처서(處暑)를 고비로 가을의 소리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조석(朝夕)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가을을 알리는 반가운 손님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했다. 중국의 역사서 한서(漢書)의 왕포전(王褒傳)에 따르면 “실솔사추음 부유출이음”이라는 말이 나온다. ‘귀뚜라미는 가을을 기다려 울고 하루살이는 날이 어두워져서야 나온다’고 했다. 옛 사람들은 귀뚜라미를 무더운 여름철의 끝과 시원한 가을철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사이며 고독한 자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반가운 존재로 여겼던 것이다. 이제 초가을의 문턱에 서서 오늘은 캐나다에서 보낸 편지 세 번째 이야기로 양보와 배려가 일상화 되어 있는 캐나다 인들의 의식에 대해 살펴볼까 한다. 캐나다 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아엠쏘리(I am sorry.)와 익스큐스미(excuse me.)를 먼저 외친다. 남에게 매너에 어긋나거나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양보 의식이 강하다. 그래서 캐나다에서는 자동차 운전하기가 아주 편안하고 여유있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서로 양보하기 때문이다. 절대로 끼어들기를 한다거나 경적소리를 울리는 일은 없다. 서로 상대방에게 먼저 가라고 손짓한다. 특히 보행자에게는 절대 양보한다. 필자가 집을 나와 차도로 아직 진입도 하지 않았는데도 저 멀리서 차들은 일제히 멈추고 보행자가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 매년 전 세계에서 24초에 한명 꼴인 약 135만 명이 교통사고로 숨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작년에 교통사고로 3781명이 사망했다. 이렇게 귀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양보운전이 선행되지 않으면 불가능할 것이다. 캐나다인들은 사람과의 만남을 고귀하게 생각한다. 절대로 상대방을 의심하지 않고 순박하게 받아준다. 이번 캐나다여행에서 특별히 나에게 헌신적으로 도움을 준 ‘마이크’라는 친구가 있다. 마이크는 순수한 캐나다인으로 마음씨가 착한 사람이다. 진주 진양호에는 365계단이 있다면 에드먼턴의 하이 브리지 옆에는 202계단이 있다. 거기서 마이크를 처음 만났다. 캐나다는 넓은 평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좀처럼 산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마이크에게 산에 가고 싶다고 했더니 마이크는 나를 록키산맥으로 두 번이나 안내해 주었다. 캐나다는 워낙 땅이 넓어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마이크는 조금도 힘든 내색하지 않고 운전했다. 비가 오면 비옷을 주고 추우면 내의까지 주었다. 캐나다 여행에서 록키산맥을 빼 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다.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다. 록키산맥으로 가는 코스는 제스퍼나 혹은 밴퍼에서 출발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제스퍼에서 출발하여 다녀왔다. 두 번째는 밴퍼에서 출발하여 록키산맥을 거쳐 캘거리를 방문 했다. 필자는 평소 독서운동을 많이 펼쳐 왔기 때문에 캘거리 중앙도서관은 꼭 방문하고 싶었다. 도서관을 둘러보니 시설 규모가 거대했고 관광객이 너무 많았다. 마이크는 고속도로에서 운전 중 사고가 난 차를 발견하면 즉시 차를 세워 사고 난 차를 도와주었고 나에게는 좋은 곳이 있으면 차를 멈춰 사진을 찍어 주기도한 배려 깊은 친구다. 정말 잊을 수 없는 고마운 친구다. “마음을 자극하는 단 하나의 사랑의 명약, 그것은 진심에서 오는 배려다” 라고 그리스의 희극작가 ‘메난드로스’가 말했듯이 진심에서 나오는 배려는 때론 사람을 감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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