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쌍충사적비 탐방기
성주 쌍충사적비 탐방기
  • 경남일보
  • 승인 2019.09.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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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수필가·전 명신고 교장)

성주여중고 정문 건너 서문터 자리에 쌍충사적비가 있다. 담장으로 비각을 둘렀고 그 너머 홍살 사이로 비신을 볼 수 있다. 담장 앞 안내판에, 이 비석은 임진왜란 때 창의하여 적과 싸우다 전사한 충의공(忠毅公) 제말(諸沫)과 조카 고봉(高峰) 제홍록(諸弘祿)의 업적을 기려 정조 16년(1792) 왕명으로 세운 사적비이다. 비문은 한성부판윤을 지낸 서유린이 짓고, 영의정을 지낸 이병모가 썼다.

제말(1543-1592)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모아 웅천, 김해, 의령 등지에서 왜적과 싸워 공을 세웠으며, 그 공이 알려져 성주목사에 임명되었으나 이후 왜적과의 싸움에서 전사하였다. 사후 병조판서에 추증되고 忠毅의 시호를 내렸다.

제홍록(1558-1597)은 제말 조카로 숙부를 따라 창의하여 웅천, 김해, 의령 등지의 싸움에 참여하여 공을 세웠고, 1597년 정유재란 때 왜군에게 포위된 진주를 지원하기 위하여 출전 중 불식에 적을 만나 적장을 죽이고 전사했다. 병조참판에 추증되었다.

처마 아래 현판이 보인다.

증병조판서행성주목사충장제공 증병조참판선무제의사 숙질쌍충사적비명 건륭육십년 상명입형충절사립비(贈兵曹判書行星州牧使忠壯諸公 贈兵曹?判宣武諸義士 叔侄雙忠事蹟碑銘 乾隆六十年 上命入亨忠節祠立碑)이다. ‘건륭 60년’은 정조 19년(1795)이며 정조 16년의 왕명을 받들어 3년 후에 편액이 걸린 것이다.

안내판에는 출생과 전몰년도가 명기되고 시호는 ‘충의’이며 현판에는 ‘충장’으로 되었다.

장군 제말 시호 대하여, 조선왕조실록 정조 16년(1792년) 9월 29일. “판서 제말에게 忠毅의 시호를 내렸다.”

정조 19년(1795년) 윤2월 26일. 청건륭 60년. “증 병조판서 충장공(忠壯公) 제말….”한 사람이 두 개의 시호를 가질 수 있을까?

장군 제말에 대한 자료가 빈약함을 알게 하는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 정조 16년(1792년) 9월 20일. 경상도관찰사 정대용이 장계로 아뢰기를, “…성주에서는 관풍안(觀風案)에 목사 제말이라고 기록된 이름 아래 ‘적을 토벌한 공로가 있어서 주부에서 승차되었다가 얼마 안 되어 파직되어 갔다’라는 내용의 13자의 주(註)가 있을 뿐이며 순절할 때의 사적에 대해서는 별달리 근거할 것이 없다.

이름자는 말(沫)과 말(末)이 간간이 섞여서 나오는데 제홍록의 아버지 이름을 호(湖) 자로 기록하였다. 형제 사이에는 항렬 따라 이름을 지었을 것인데 ‘湖와 沫이 모두 물수 변(水)에 있는 글자이니 제 목사의 이름은 沫일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제말은 성주에서 순절하였고 제홍록은 진양(晉陽)에서 순절하였다. 모두 고성(孤城)에서 포위당했을 때여서 그들이 몸을 죽여 인(仁)을 이룬 곳이 성 아래인 듯 하나 오래된 일이므로 증거 할 문서가 없습니다.”

제홍록은 난중일기에 등장한다. 1594년 2월 13일. 유시에 첫 나팔을 불자 출항하여 한산도로 돌아오니, 경상 군관 제홍록이 삼봉(고성군 삼산면 삼봉리)으로부터 와서 말하기를, “적선 여덟 척이 춘원포에 들어와 정박하였으니, 들이칠 만하다”고 하였다.

제말과 제홍록의 전사에 대하여, ‘모두 고성(孤城)에서 포위당했을 때여서…’라고 하였다. 제말은 성주목사로서 수성 또는 탈환을 위한 전투에서 전사했는지? 제홍록은 왜군에게 포위된 진주를 지원하기 위하여 출전하다가 전사했다고 한다. 그 장소는 어디인가?

정조는 제말을 “성주의 대첩(星州之大捷)에서 죽었으니 참으로 충무공의 노량사적에 뒤지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성주대첩을 재조명하고 장군 제말의 위상을 제고해야 겠다.

당대에 명망 높은 이들이 왕명에 의하여 비문을 짓고 썼으니 신뢰도가 높다. 진주시와 성주군의 공동사업으로 비문을 반역하여 검토하면 모든 것이 햇볕 속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비각 처마 아래 현판
성주여중고 교문앞 쌍충사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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