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예술제 어제와 오늘 [2]경연대회
개천예술제 어제와 오늘 [2]경연대회
  • 박성민
  • 승인 2019.09.16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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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회복' 보폭 넓히는 개천예술제

전국 순회경연 사상 첫 도입
지역 숨은 문화예술인 발굴
국민참여축제로 탈바꿈 시도
“작년 제4회 때 경북지사 申선생의 이런 제의를 받은 일이 있었다. 영남예술제면 어찌 진주 혼자서만 하느냐고 명년에는 대구에도 한번 옮아와서 해보자는 말씀이었다.…우리 정부의 지금 형편으로선 예술정책이란 것이 전개적(展開的)으로 설 도리가 없으니 영남 일각에서 올린 제화(際火)가 첫 불씨가 되어서 경상좌우도(慶尙左右道)는 물론 호남 각지와 경기 각지에서도 한 가지 제화(際火)를 올리게 하는 교시(矯矢)가 되게 하자는 뜻이라고 응답하였다.”

개천예술제 40년사에 수록된 1954년 제5회 영남예술제를 표현한 취지문 중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당시 영남예술제를 찾은 경상북도 도지사가 주최 측 모 인사에게 영남예술제를 대구에 옮겨와 개최하자는 제안을 정중히 사양하는 내용이다. 주최 측 모 인사의 영남예술제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강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일화다.

올해 69회째를 맞는 개천예술제는 1949년(단기 4282년)에 정부 수립의 실질적인 자주독립 1주년을 기리고 예술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제1회 영남예술제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그 이후 1950년 한국전쟁과 1979년 10월 26일을 제외하고 그 맥을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는 최고의 예술제이다. 1959년 명칭을 영남예술제에서 개천예술제로 바꾸었으며 1964년부터 1968년까지는 국가원수가 개제식에 참석하는 최초의 예술제였다. 그만큼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25회째인 1974년에는 순수 예술의 대중화란 주제설정으로 새로운 변화를 꾀하였으며 33회째인 1983년에는 경상남도 종합예술제로 지정되어 현재까지 이어져왔다.

하지만 70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개천예술제가 그 명성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는 지역문화예술계의 우려가 높다. 전국적으로 엄청난 수의 지역 축제가 생겨나고 경쟁이 가열되는 등 외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개천예술제를 빛내기 위해 시작되었던 유등축제가 2000년 독립된 축제로 특화되면서 유등축제에 가려져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장 두드러진 이유는 최근 축제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올해는 개천예술제가 지난해 재탄생의 원년을 선포하며 변화를 위한 잰 걸음을 내딛은 후 그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어 예향, 고도 진주의 정체성을 제대로 살려 나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 2월에는 경상남도 지정 문화관광 대표축제로 선정되는 성과도 보여 주고 있다.

지난 69년 간 시도하지 않았던 전국 순화 예술경연대회를 처음 선보이는 등 지역민을 포함한 국민 참여 축제로 새롭게 탈바꿈한다. 신인 예술인의 등용문인 예술경연대회 중 2019년 남가람 가요제 예선이 8월 25일 창원시에서 열렸고 오는 9월 28일에는 전남 순천에서 전국 휘호대회가 개최된다. 한때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저변에 깊이 뿌리내려 수많은 문화예술 인재를 발굴하고 배출했던 개천예술제가 경연대회의 외연을 확장해 전국 순회경연을 마련하는 등 새롭게 진화하는 모습에 많은 지역민들이 환영하고 있다.

한편 지속적인 발전적인 변화를 위해 한국예총진주시지회(회장 주강홍)는 지난 8월 7일부터 9일까지 2박 3일 동안 서울시 일원에서 ‘2019년 진주예총 역량강화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한국예총진주시지회 산하 8개 지부 관계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을 초청해 지속발전가능한 축제를 위한 축제 생태계 만들기, 개천예술제 발전 방향 등에 대해 토론과 견학을 함께 했다. 외적인 변화와 함께 내적인 개선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더욱 진화하는 개천예술제의 새 모습이 기대된다.

박성민기자

 
1964년부터 1968년까지는 국가원수가 개제식에 참석하는 최초의 예술제였던 개천예술제가 올해는 전국 순화 예술경연대회를 처음 선보이는 등 지역민을 포함한 국민 참여 축제로 새롭게 탈바꿈한다. 사진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내외빈들이 개천예술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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