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만세운동 주도 박치화 선생 독립운동 확인
하동 만세운동 주도 박치화 선생 독립운동 확인
  • 최두열
  • 승인 2019.09.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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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임시정부로 옮겨 독립운동…국내외 활동 문서 최초 확인
하동군과 경남독립운동연구소는 1919년 3월 하동에서 지방 유일의 독자적 ‘대한독립선언서’를 만들어 선포하고 만세시위를 주도한 일산(一山) 박치화(朴致和·1880∼1947·하동군 적량면) 선생이 3·1운동 이후에도 상해 임시정부에서 요직을 맡고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친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재야사학자 정재상 경남독립운동연구소장은 박치화 선생의 후손이 제공한 자료와 독립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박치화 선생 신임장과 통지서에서 선생의 활약상이 담긴 내용을 3·1운동 100년 만에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문건을 분석한 정 소장은 “1927년 10월 상해 임정에서 선생에게 수여한 신임장과 통지서로 임시정부 대통령서리 겸 법무총장 이동녕이 임시정부의 협의를 거쳐 박치화에게 ‘법무원 법률판리사(法律辦理事) 겸 경상남도찰리사(慶尙南道察理使)’와 임정 재무모집기주원(財務募集記主員) 등의 직책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소장은 “이 직책은 임정의 법무(法務) 군무(軍務) 재무(財務)를 통괄한다”며 “오늘날의 차관급에 해당하는 중책으로 선생에 대한 신임이 컸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문건은 지난해 3월부터 하동군과 경남독립운동연구소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군내 미발굴·미포상 독립운동가 찾기 전수조사와 지난달 정재상 소장이 윤상기 군수와 김경수 도지사에게 보낸 박치화 선생 생가 복원과 기념관 및 공훈비 건립, 하동 ‘대한독립선언서’ 문화재등록에 관한 서한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박치화 선생의 종손자(從孫子) 박명신(85·부산시 남구 용호동)씨의 자료 제공과 독립기념관이 소장한 문서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선생은 1919년 3월 14일 하동군 적량면 면장 직을 돌연 사직하고, 전국에서 지방 유일의 독자적 ‘대한독립선언서’를 만들어 3월 18일 하동장날 장터에서 12인이 함께 선포, 영호남 지역민 1500여 명과 대한독립만세 시위를 했다.

이 독립선언서로 인해 하동지역에서 만세시위가 총 17회가 일어났으며, 연인원 1만 2000∼1만 4000명이 참여하고 17명 사망, 95명 부상, 50명이 투옥됐다. 이는 영남에서 가장 많은 횟수의 만세 열기로 이어졌고, 영호남 지역 만세시위를 더욱 촉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박치화 선생은 1945년 8월 15일 국권을 회복하자 선생은 민족지도자 몽양 여운형이 주도한 조선건국준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좌우 이념의 대립으로 1947년 7월 5일 지금의 전북 김제시 청하면 대청리에서 괴한의 흉탄을 맞고 피살 순국했다. 선생의 나이 68세였다.

정부에서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2007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하고, 대전국립현충원 제4묘역 117호에 안장했다. 그리고 아우 박문화에게는 1998년 건국공로 대통령표창을 추서하고, 제3묘역 470호에 안장했다.

윤상기 군수는 “이번 문건 발굴은 박치화 선생의 생가복원과 근대문화유산 등록, 공훈비 건립, 독립기념관 건립, 하동 ‘대한독립선언서’ 문화재 등록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연내에 그가 태어나고 살아온 마을에 박치화 지사 공훈비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최두열기자

 
하동 ‘대한독립선언서’(2015년 국가지정기록물 제12호, 독립기념관 소장)/하동군/
박치화 선생이 태어난 생가(하동군 적량면 두전마을 소재)/하동군/
박치화 선생/하동군/
임시정부가 박치화 선생을 법무원 법률관리사겸 경상남도찰리사로 임명하는 신임장(1927년, 독립기념관 소장)/하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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