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자급률 하락에 대한 소고(小考)
칼로리 자급률 하락에 대한 소고(小考)
  • 경남일보
  • 승인 2019.09.24 15: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양수(전 경상남도농업기술원장)
강양수
강양수

식생활의 서구화와 수입농산물의 범람으로 우리 식탁의 영역을 대부분 외국산 농산물이 차지하여 우리나라 칼로리 자급률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발표 자료에 의하면 1970년 79.5%에서 2000년 50.6%로 떨어진 후 2017년도에는 3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칼로리 자급률이란 곡물, 육류, 채소, 과일 등 우리 국민의 음식물 섭취량을 칼로리로 환산했을 때 국산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수치이다. 칼로리 자급률이 이렇게 떨어진 주된 원인은 농산물 수입 급증으로 자급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10년(2007~2017)간 평균 자급률을 보면 곡물류가 27.9%에서 24%로, 과실류는 83.5%에서 74.1%로 하락하였고, 육류도 78.2%에서 72.9%로 떨어졌다. 특히, 1990년대 후반까지 100%를 웃돌던 돼지고기 자급률이 68.5%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시소비자를 중심으로 안전성이 확보된 수입 농산물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신토불이 정신이 점점 약해지고, 우리 국민의 밥심, 쌀의 소비가 크게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국민 1인당 61kg, 하루에 고작 167g, 밥 두 공기도 먹지 않았다. 또한, 식생활의 패턴이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간편식 위주로 되다 보니 국내산 과일인 사과, 배, 감, 참외 등 깎아서 먹는 과일의 소비는 줄어들고 수입산 바나나, 오렌지, 체리, 레몬 등의 소비가 급증하여 돈이 된다는 농축산물 수입에 너도나도 앞다퉈 뛰어들어 2015년 대비 2018년도 수입업체 수는 쇠고기가 84개소에서 341개소로 수입액은 44.8%가 늘어났으며 돼지고기는 94개소에서 441개소로 증가하였고, 체리는 24개소에서 42개소로, 키위는 9개소에서 19개소로 2배가 늘어나 2018년 농축산물 수입액은 사상 최대치인 350억 달러(약 42조 5000억 원)를 기록했다. 그리고 무분별한 농지 전용으로 생산 기반인 경지면적이 2010년 171만 5000ha에서 2018년 159만 6000ha로 무려 11만 9000ha가 사라져 식량 자급률 46.7%, 곡물 자급률 21.7%로 세계 최하위권이 되었지만, 농업인과 농업관련자들의 볼멘소리에 대부분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일본의 반도체 부품 관련 수출 규제에 정부가 앞장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처럼 식량·곡물·칼로리 자급률은 국민의 먹을거리와 관련된 것인 만큼 더 큰 충격이 될 수 있기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왜냐하면 식량을 수출하는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고 200여 개 국가가 식량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으로 수출 국가 식량 생산이 흉작이 되었을 때는 식량위기가 발생할 위험성이 굉장히 높다. 따라서 식량 안보법 제정·고향세 도입은 물론, 매년 1~2만ha에 달하는 농지전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농업진흥 지역의 유지·보전과 일본처럼 해외농업개발로 직간접적인 농지 면적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서구화되어 가고 있는 식습관을 국내산 농축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 우리 몸에 우리 농산물이 건강 지킴이가 된다는 홍보와 초등학교부터 국내산 과일 급식을 의무화하고, 체계적인 식습관 교육과, 불법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농산물 검색과 차단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무역전쟁이 종자전쟁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골든시드프로젝트(GSP)사업과 농업 연구개발 보급 사업비를 확대편성해서 원천기술 확보로 미래를 대비하고, 칼로리 자급률 향상에 대해 이제 머뭇거리지 말고 전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올곧은 정책을 수립하여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