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의 공적기관, 다다익선
서부경남의 공적기관, 다다익선
  • 경남일보
  • 승인 2019.09.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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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술(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윤창술 교수
과거 이 지역을 대표했던 대동공업이 떠났고, 한국은행과 MBC를 떠나보낸 아픈 경험이 있다. 또한 최근에는 국가기관인 국립대학이 하나 사라지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와중에 공영방송KBS도 진주방송국을 빈 껍데기만 남기고 떠나려 한다. 근래 들어 서부경남 KTX도, 힘차게 비상하는 항공우주산업도, 성장거점 혁신도시도 모두 낙후된 서부경남 발전의 기틀이 되고 있는 즈음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비록 직원이 35명에 불과한 KBS진주방송국이지만 낙후지역인 서부경남에서 ‘공영’방송이 하나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사회는 힘겹게 사수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 결과 이미 방침을 굳혔던 KBS본사와 지역사회 간의 토론의 장이 늦게나마 마련되어 소통 중이다. 무척 다행이다. 그런데 이 지역엔 KBS진주방송국의 통폐합보다 더 중대한 사안이 있다. 국립대인 경상대와 경남과기대의 통합으로 국가기관 하나가 사라지려 하고 있는데도 서부경남의 지자체와 주요기관 및 사회단체는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해 안타깝다.

국립대학은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국가기관이다. 국립대학은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의 소중한 자산이며 낙후지역으로선 다다익선이다. 이 지역 소재의 국가기관이 많을수록 서부경남 지역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사실은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의 상식이다. 그래서 진주시가 방통대 경남학습관의 경우에도 이곳에 계속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 전국에서 모여 든 국립대학 학생들이 기여하는 경제효과는 매우 크다. 전국의 수험생 중 경상대 성적에 맞춰 지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경남과기대 성적에 맞춰서 지원하는 수험생도 있으므로 전국적인 다양한 스팩트럼의 유치에는 두 대학으로 분리되어 있는 게 더 효과적이다. 교육부에서 강제적으로 통합 압력을 가하는 것도 아닌데, 양 대학만의 통합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큰지도 의문이다. 양 대학본부는 통합시너지 효과 창출 및 상생 발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왜 다른 지역에선 국립대학 간의 통합을 시도하지 않고 있을까. 그건 아마도 아직은 때가 아니거나, 통합에 따른 효과가 미미하다고 보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튼 TV토론회나 공청회를 통하여 통합의 부작용에 대해 지역사회가 구체적으로 들어 본 적이 없지 않은가. 그동안 언론 보도의 대부분은 양 대학 본부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기는 형국이고 심지어 방송의 패널들마저 통합의 당위성만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주시를 비롯한 서부경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라는 구체적 진단도 없이 말이다.

지방화·분권화 시대에, 중앙에 비하여 빈약하더라도 지역의 국립대학은 버텨주고 건재해야 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다. 수도권·대도시 집중에 따른 폐해와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현실에서 이 지역 국립대학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지는 말할 나위도 없다. 인근 창원시는 최근에 부실사립대마저 살리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지 않은가. 또한 근래 논란중인 KBS진주방송국의 통폐합이나 혁신도시 추가 이전공공기관의 유치전 사례에서 보듯이 공적기관 하나를 유지하거나 유치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하고 있지 않은가. 국립대학은 양 대학 구성원만의 것이 아니다. 국립대학은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니만큼 지금이라도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이 마련돼야 한다. 진주시를 비롯한 서부경남의 지자체와 주요기관 및 사회단체는 KBS진주방송국 사태에 대응하듯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본 사안에 대해 엄중하게 주체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 말이 시너지 효과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경남과기대 하나의 규모만큼 고스란히 사라질 수 있다. 지금껏 그랬듯 또 손 놓고 국가기관 하나가 소리 없이 사라지는 것을 구경만 할 수는 없다. 낙후된 서부경남 지역으로선 너무도 소중한 국가기관의 숫자를 이렇게 대충 줄이도록 방치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래도 명색이 교육도시 진주에서는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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