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개인주의
스마트폰과 개인주의
  • 경남일보
  • 승인 2019.09.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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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선(한국부인회 진주지회장)
정영선 진주지회장
정영선 진주지회장

높고 푸른 하늘과 꺼벙한 모습을 한 허수아비가 흙바람이 이는 들녘에 춤추고 고추잠자리가 허공을 날아다닌다.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 하늘거리는 코스모스가 더욱 정겨운 가을 풍경이다.

지금 우리는 세상이 많이 바뀐 세대에 살고 있다. 이런 동화 같은 아름다운 자연을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실시간 전송할 수 있다. 격세지감, 감동이고 기쁨이고 사랑이다.

풍부한 지식, 만 가지의 재주를 스마트폰 하나로 누구나 누릴수 있게 됐다. 이제 일상에서 스마트 폰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다.

수 십 개씩 외우던 전화번호도, 노트에 정리하던 일정도, 듣고 싶은 음악도, 구구절절한 사연을 담은 편지도 이것만 있으면 모두 해결이 되기 때문에 의존도가 자꾸만 높아진다. 어렵다는 수학공식도 쉽게 해결되고 세계 명곡부터 명사들의 강의도 실시간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시간이 없어서 못 볼 뿐이지 그야말로 빅 데이터의 시대에 살고 있다. 문명의 이기, IT산업이 개인에게 준 혜택 중 최고의 선물임이 틀림없다. 이렇게 차고 넘치는 다양한 정보 홍수시대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은 따로 친구가 없이도 잘 지낸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일까. 이러한 문명의 발달은 개인주의를 가속화한다. 문명의 이기주의, 이것이 진화할수록 우리 생활의 풍속도가 바뀐다.

인간만이 가지는 고귀한 창의력 인내력 집중력 사고력이 퇴화하는 역기능을 무시할수 없다.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기기에 종속되는 미래 공상 영화의 장면이 그려진다.

의식도 문화도 변하다 보니 개인의 즐거움이 남에게 불편으로 다가 올 때가 가끔씩 있다. 산에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자연을 즐기고 있을 때 지나가는 음악의 소음이나 단체모임에서 긴 통화가 거슬려 인상을 찌푸리게 한다.

특히 공연장이나 영화관에서 지켜지지 않는 에티켓은 문명의 이기가 만들어준 또 하나의 해악이다. 굳이 강제로 규정 지울 수는 없지만 자율적인 판단으로 자기의 편리함이 남의 여유로움을 깨지 않는 것이 교양이다.

언젠가 버스 안에서 고성으로 오랫동안 통화하는 젊은이를 나무란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젊은이는 그것을 간섭으로 여겨 승복하지 않았고 승강이가 벌어지고 말았다. 주변의 중재로 소란은 끝이 났지만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편리한 스마트 폰이라 해도 IT혁명 속에 살아도 개인의 영혼마저 송두리째 빼앗기지는 말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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