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희생이 함께하는 사랑
배려와 희생이 함께하는 사랑
  • 경남일보
  • 승인 2019.10.0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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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수필가)
사랑은 향기를 풍겨내는 듯 눈부시고 찬란하면서도 아름답다. 젊음은 젊음대로 가슴 설레며 황홀하겠지만, 나이든 이에게는 일상의 순간순간 가슴 깊이 울려오는 감동이 있어, 황홀함보다 가슴으로 느끼고 또 삭일 수 있는 삶의 지혜까지 깊이 패인 주름살에서 묻어 나온다. 물론 현실은 꿈이나 환상만큼 좋은 건 아니지만, 사람을 가슴 깊이 울리게 하는 건 꿈이나 환상이 아닌 일상에서의 삶일 수밖에 없다.

누구나 꿈꾸고 생각하는 건 아름다울 수 있지만,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깊이 감동시켜 움직일 수 있는 건 믿음만이 가져다주는 삶의 현실이다. 감동이란 생활 속의 경험에서 느낄 수 있는 자신만의 진실이며, 아름답고 진실한 사랑을 위해서도 어떤 아픔이나 어려움까지 견뎌내면서 배려와 희생이 있어야 한다. 또한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되 자기 것을 조금씩 줄여 삶에 규칙적인 흐름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깊이 팬 주름살이 수를 놓은 듯 늙어가는 남편과 아내의 얼굴이 어찌 아름답고 멋지게 보일 수 있으랴. 그러나 그윽한 눈길로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에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건 겉으로 보는 아름다움보다 그 감동을 가슴으로 느끼게 되는 내면적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감동은 깊은 연륜에서 묻어나지만 서로가 배려하고 신뢰한 다음에야 나타나는 것이기도 하다. 사랑이란 인간에게 주어진 최상의 보물이다. 그 보물을 빛내기 위해선 서로의 잘못도 지적해 주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자기를 탐욕 없이 간직하고 변함없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사랑할 때 서로의 생활은 가장 복된 삶이 된다. 서로의 약점도 안쓰럽고 측은하게 여기면서, 너그럽고 깊은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뭔가 가슴에 와 닿는 듯 누구와도 다른 자기만의 향기를 풍겨 낼 것이다. 삶은 살아가는 감동의 과정이며 방법이지 결과만은 아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고 애쓴 다음에야 마치 꿈꾸는 듯한 눈빛을 가질 수 있듯이, 서로가 시기하지 않고, 위로해 주고 격려해주면서 칭찬해주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되고, 살펴 주는 불빛이 되어줄 때 가슴으로 오는 감동이야 말로 메아리가 되어 폭넓게 퍼져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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