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을 겪지 않는 이는 누구일까?
성차별을 겪지 않는 이는 누구일까?
  • 경남일보
  • 승인 2019.10.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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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진주여성회 대표)
여성-박혜정
여성-박혜정

지난 주말 페미니즘 동아리 대학생 그룹이 전화를 해 왔다. 포럼공간을 빌려달라는 것이었다. 20대 청춘들은 어떤 고민을 할까? 페미니즘 동아리라고 하니 그들이 느끼는 우리 사회의 성차별문제의식에 대해 알 수 있을 거 같아 공간을 내주며 잠시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20대가 느끼는 우리 사회의 성차별은 어떤 것일까? 불법촬영, 몰래카메라 문제, 여성혐오로 인한 범죄들에 관해 그 누구보다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분노하고 있었다. 미투운동으로 촉발된 사회문제를 어느 세대보다 민감하게 움직이고 부당함을 외친 이들이 10~20대였다. 하지만 노동시장에서 만큼은 임신과 출산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경력단절을 겪지 않았으니 그래도 20대 청춘들은 40대~50대보다 나을 줄 알았다.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노동시장 진입장벽자체가 어렵고 남성보다 낮은 지위에서 일하는 경우 태반이라는 것이 현실적 측정수치였다(김창완·오병돈 2019, 사회학논문 인용).

9월 30일 발표한 ‘비정규직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6년 서울매트로가 직원채용과정에서 고의로 여성 지원자의 면접 점수를 조정해 합격권이던 여성 전원을 탈락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객관적인 신체능력을 판단할 그 어떠한 근거없이 여성이라서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라는 주관적인 성차별적 고정관념이 채용차별비리로 이어진 것이다. 1980년대도 아니고 2019년 현재를 사는 대한민국에서 공기업조차 여성 응시자를 떨어뜨리기 위해 점수조작을 했다는 사실이 과히 충격적이다. 서울매트로만 사정이 있어 채용에 있어 차별을 주었을까? 모 유명식당 20대여성지원금지 채용공고, KEB 신입사원 차별채용 공고 , 여성들의 진입장벽은 높았다.

모방송사에서는 남성은 정규직, 여성은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에 항의하던 여성 아나운서가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출한 뒤 프로그램을 하차시키자 기자회견을 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8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한 국회의원은 중소기업벤처부에 고위공직자 공무원 여성이 한명도 없으며 산하기관 역시 5개 기관에서 여성임원이 한명도 없다고 밝혔다. 여성 인재가 고위직으로 올라갈 수 있는 환경과 체계가 필요하며 여전히 유리천장의 벽이 있음을 지적했다. 더불어 이코노믹스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500대 기업 임원의 96.4%는 남성이며 여성 임원은 3.6%로 유리천장지수는 7년째 29개국 중 29위다.

예전과 달리 여성이 각종 시험, 입학성적에서 두각을 들어내며 대학진학률도 높고 공무원 비율로 높아지고, 흔히들 알파걸 등장하는 시대인데 여성할당제가 여성에게 특혜를 준다며 역차별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의 성차별 실태는 아직도 우리 사회가 성평등한 사회가 아님을 말해준다. 여성상위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공정함을 원한다. 20대 청춘들이 말하는 시작의 어려움과 40~50대 경력단절로 인해 재취업의 어려움, 그나마 버틴 직장여성들에게 임금차별과 유리천장의 벽은 결국 같은 맥락인 것이다.

최근 ‘최저가부장제’라는 신조어가 있다. ‘최저가’+‘가부장제’라는 합성어로 반반결혼’, ‘데이트 통장’ 등 남성이 여성에게 금전적 책임은 동등하게 질 것을 요구하면서, 가장으로서 권한은 누리고 싶어 하는 태도에 대해 반발로 나온 용어다. 성평등한 관계가 남성에게 강요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여성들이 삶이 공정하지 못함을 보지 못한 것을 보지 못한다면 함께 웃는 사회는 점점 멀어질 것이다. 함께 변화해야 하는 것이 있음을 잊지 말자. 그것은 우리가 함께 가야 할 길이다. 올해만 벌써 19호라는 이름을 달고 다가오는 태풍처럼 역사의 소용돌이에 사회도 정부도 당신도 변화의 중심, 태풍의 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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