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농촌, 발품 파는 경찰관이 ‘치안 선봉’
광활한 농촌, 발품 파는 경찰관이 ‘치안 선봉’
  • 백지영
  • 승인 2019.10.20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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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찰의 날…농촌지역 진주 지수파출소 찾아


총 9명 근무 2명씩 3개 팀 교대
고령인구 많아 예방·치안 주력
인원 적어 사건 적기처리 부담
지난달 24일 오전 진주시 외곽 지수면 거동이 불편한 노부부가 사는 집을 화마가 덮쳤다. 큰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인근에 있는 지수파출소 경찰관들이 재빨리 진화·구조에 나선 덕에 노부부는 무사했다.

10월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당시 시민의 생명과 재산권을 보호하는데 일조했던 지수파출소를 찾았다.

진주시 지수면과 사봉면을 관할하는 지수파출소가 담당하는 시민은 3400여 명. 배치된 경찰은 9명으로 진주시에서 수곡·대곡파출소와 더불어 가장 적다.

평일 주간 근무를 하는 파출소장과 사봉치안센터장, 상황 근무자를 제외한 6명의 인력이 2명씩 3개 팀으로 순환 근무를 한다. 하루에 발생하는 사건은 1~2건으로 적지만 대신 넓은 지역을 담당하다 보니 근무가 쉽지만은 않다.

김문근(58) 지수파출소장은 “농촌 지역 특성상 주민 대부분은 70~80대의 고령자다. 경로당만 36개에 달하고 독거노인도 많다”며 “객지에 나간 자식이 부모님이 집에 머물 시간에 안부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가 안 되면 괜찮은지 확인해달라는 요청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도심 지구대·파출소가 종일 들이닥치는 사건을 처리하는 데 시간 대부분을 쓴다면 농촌 지역에서는 음주운전, 교통사고, 농산물 절도 등 사건 ‘예방’에 초점을 맞춘다.

한수호(50) 경위는 “지수파출소는 하루 평균 1~2건의 적은 신고가 들어온다”며 “대형 지구대보다 심리적으로 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인원이 적다 보니 사건 처리에 어려운 점도 많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 인근 일반성파출소에서 지원을 오기도 하지만 도착 전까지는 지수파출소 2명만으로 상황을 대처해야 하니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다.

파출소 내부에서 전화를 받아줄 상황 근무자가 없는 야간이나 주말에는 파출소 문을 잠그고 전화가 휴대폰으로 들어오도록 착신 전환한 뒤 근무 시간 대부분을 외부에서 보낸다. 이 때문에 혹시라도 놓치는 전화가 큰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어 노심초사하며 버릇처럼 전화기를 확인하게 된다.

강호열(52) 경위는 “농촌 지역은 겉으로 보기에는 한가해 보이겠지만 경찰 눈엔 불안한 요소가 많다”고 했다.

인도·차도 구분이 없는 탓에 보행자들이 차도 가장자리로 이동해야 하고, 고령의 어르신이 무의식중에 차로를 살피지 않고 길을 건너는 경우도 많다. 빛을 반사하는 장치도 없이 도로 가장자리를 달리는 경운기, 전동휠체어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야간에 차량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하면 즉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를 만나면 후미에 빛 반사 스티커를 붙여주기도 하고, 뒤에서 엄호해 주기도 한다.

김 소장은 “지수면과 사봉면에 아무 일 없이 평온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예방과 치안에 힘써 사건·사고 없이 주민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일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진주 지수파출소 김문근 소장(좌측부터), 강호열 경위, 한수호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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