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0만 대도시의 ‘특례시’ 법제화 시급하다
인구 100만 대도시의 ‘특례시’ 법제화 시급하다
  • 이은수 기자
  • 승인 2019.11.0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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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수(창원총국 취재팀장)
이은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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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해를 갈무리할 시점이 다가오면서 주자의 ‘未覺池塘春草夢 階前梧葉已秋聲’ 시구가 절로 떠오른다. 참으로 세월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내년 통합 10주년을 맞는 창원시는 올해 특례시 실현에 역점을 두고 숨가쁘게 달려왔다. 창원을 비롯한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특례시’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은 지난 봄 국회에 제출됐다. 특례시는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중간 형태의 새로운 지자체 유형으로 주목받고 있다. 100만대도시는 창원을 비롯해 고양, 수원, 용인 4곳이다. 4개 도시는 인구와 도시규모는 광역시급인데 비해 자치권한은 인구 3만∼10만 명의 시·군과 비슷한 기초자치단체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복지 수요와 지역 맞춤형 행정서비스 제공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상태로는 더 이상 도시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창원시는 105만의 인구, 면적(747㎢), 지역내 총생산(GRDP, 37조원), 수출액(183억달러) 등 도시규모를 평가하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대전·광주 등 광역시를 능가한다. 하지만 획일적 지방자치제도로 인해 전체 예산규모는 물론이고, 보편성이 담보돼야 할 복지정책, 행정서비스 수혜에서도 심각한 역차별을 받고 있다. 예를 들면, 울산에서 공시지가 5억원 짜리 주택에 사는 70대 박모씨가 금융재산과 소득이 없어 기초연금으로 월 15만3000원씩 받는다. 그러나 박씨가 창원의 같은 가격대 주택으로 이사 오면 기초연금을 받지 못한다. 광역시인 울산은 기본재산 공제액이 1억3500만원인 반면, 창원은 8500만원으로 주거용재산 인정한도액이 광역시에 비해 낮게 책정돼 수급자 선정에서 탈락할 수 밖에 없다. 기초수급자 주거용 재산한도액(광역시 1억원, 창원시 6800만원), 긴급지원사업 주거비 지원(1∼2인 기준 광역시 38만7200원, 창원시 25만3800원)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복지 혜택이 달라지는 셈이다. 이같은 기준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차상위 장애인·자활, 한부모가족 등 사회복지 전반에 적용된다.

또 신항 면적의 71.4%가 창원시 관할이지만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운영에 참여할 수 없어 재산권 행사는 물론, 지역실정에 맞는 개발계획 수립이나 인근 주민 불편사항도 직접 해결하기 어렵다. 창원시는 통합시 출범후 광역시 못지않은 행정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대도시 특례사무로 소방사무 등 광역시에 준하는 사무를 처리하고 있음에도 필요한 재원기반 및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은 매우 취약한 상태다. 소방사무 예산을 보면, 국비는 0.5%에 불과하며(2017년 기준) 91% 이상을 자체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소방안전교부세의 경우 제주가 181억원인 반면, 창원은 39억원에 그치고 있다. 제주는 2006년부터 특별자치도로 타 자치단체보다 훨씬 많은 사무를 이양받아 처리하고 있으며, 분권화의 정도 또한 높다. 제주 인구가 67만명 수준인데, 인구 1000만명이 넘는 경기도 보다 많은 자치권한을 갖는다. 이는 100만대도시가 제주 수준의 권한을 이양받아도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없음을 시사한다. 창원시와 같은 대도시에는 상당부분 자치권한을 인정해 주민 스스로 도시발전 방향을 결정하고 실행할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 따라서 100만 대도시들은 특례시 실현을 위해 적극적인 공조와 자발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대도시는 도시자체의 발전뿐만 아니라 인근지역과 상생발전을 통해 지역층을 강화할 수 있고, 나아가 국가균형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기에 대도시 경쟁력강화는 필수적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저자인 클라우스 슈밥은 “도시가 지속적으로 자양분을 받지 못한다면, 그 도시가 속해 있는 국가와 지역도 번창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커다란 도시규모에도 불구하고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며 기초 지자체 수준의 행·재정 권한을 지닌 100만 대도시의 ‘특례시’ 제도화가 시급하다. 현재 특례시를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국회 해당 상임위 소위원회와 상임위, 법사위, 그리고 본회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국회는 대도시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실질적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특례시’ 제도화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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