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난봉가를 불러봐요
진주 난봉가를 불러봐요
  • 경남일보
  • 승인 2019.11.1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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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애리(수정초등학교 교사)
“울도 담도 없는 집에서/ 시집살이 삼 년 만에 /시어머니 하시는 말씀 /얘야 아가 며늘 아가/ 진주 낭군 오실 터이니/ 진주 남강 빨래 가라.”

찰랑찰랑한 아홉 살의 목소리 덕분에 강당 안은 진주의 옛이야기로 가득하다.

진주 난봉가는 고려 때 전래 된 노래로 남편의 난봉으로 며느리가 자살하고 진주 낭군은 후회한다는 슬픈 이야기가 담겨있다. 지금은 기억에서 지워져 가는 민요이다.

“난봉가 노랫말을 들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어요.”

“가슴이 너무 아파요. 며느리가 불쌍해서 눈물이 찔끔 났어요.” “진주 낭군아! 너는 남강에서 빨래하는 며느리를 모르는 척했잖아.” “며느리가 성격이 급한가 봐요. 조금만 더 참아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아홉 살의 인생, 그들도 절절히 공감한 노래가 진주 난봉가이다.

가족의 사랑과 격려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굳이 입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민요를 부르면서 하나씩 배워 나간다.

우리 아이가 얼마나 예민하고 날카롭게 부모의 생활을 관찰하고 쉽게 모방하고들 있는지 엄마 아빠만 모를 뿐이다. 그들이 느끼는 행복은 엄마 아빠가 만들어내는 사랑의 깊이에 의해서 결정된다. 사랑과 감기는 숨길 수 없듯이 부부간의 불협화음 또한 쉽게 감출 수 없다.

아이의 행동은 부부의 말과 행동, 사회적인 가치관을 대신 표현해주는 도구이다. 아이들에게 변화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부모가 먼저 변화되어야 한다. 그 출발은 사랑이다.

“화류객정 삼 년이요/ 본댁 꽃정 백 년인데/ 너 이럴 줄 내 몰랐다/ 사랑, 사랑 내 사랑아”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이미 늦은 선택이다.

진주 난봉가를 가르치는 시간은 가정을 지켜가는 시간이다.

내 아이의 행복을 창조하는 사람은 부모이다. 창조자의 권한을 남에게 미루거나 의존하지 말고 용기 있게 직접 도전해 보라고 권한다. 타인의 사랑을 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 부모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학예 발표회장을 가득 채운 부모님들의 가정, 가정이 달콤한 사랑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먼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어린 연어 떼가 되어 남강으로 쏟아져 나온다. 가을 볕살이 유독 따습다.
 
/신애리(수정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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