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자고…고사장 못찾고… 도시락 깜빡하고
늦잠 자고…고사장 못찾고… 도시락 깜빡하고
  • 백지영
  • 승인 2019.11.14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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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이모저모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도내 7개 시험지구 103개 시험장에서 무사히 치러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사장을 못 찾거나 준비물을 빠트린 수험생들이 나타나 학부모의 애를 태웠다. 입실 마감 시간을 앞두고 경찰 순찰차로 수험생을 실어나르는 비상수송 작전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시내 시험장 주변에는 수험생들을 향한 따뜻한 응원전이 이어졌다. 떠들썩한 응원 구호는 없었지만, 교사와 후배, 가족들은 수험생들의 손을 꼭 붙잡거나 손뼉을 치며 긴장한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된 14일 후배들이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선배 수험생의 고득점을 기원하고 있다.
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된 14일 후배들이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선배 수험생의 고득점을 기원하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1교시 결시율이 9.8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교시 국어 영역에 3만2167명이 지원했지만, 이 가운데 3154명은 응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교시 시험지구별 결시자 현황을 보면 창원지구가 1만904명 가운데 964명이 결시했다. 이어 진주지구가 5777명 가운데 558명, 통영지구 3956명 가운데 474명, 거창지구 1098명 가운데 105명, 밀양지구 1239명 가운데 144명, 김해지구 5648명 가운데 606명, 양산지구 3545명 가운데 303명이 결시했다.
올해 1교시 결시율은 지난해 9.79%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14일 고사장 입실 마감 시간(오전 8시 10분) 직전 수험생 이송을 요청하는 112 신고는 18개 시·군 전역에서 23건 접수됐다.

신고자들은 “수험생인데 고사장이 어딘지 모르겠다”거나 “늦을 것 같으니 태워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이 걸린 경찰은 순찰차나 경찰 오토바이 등을 동원해 지각 위기 수험생들을 지정 고사장으로 신속히 이송했다.

○…사천 시내 한 고사장에서 3교시 영어영역 듣기 평가 중 한 여자 수험생이 건강 이상을 호소했다.

이 수험생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진찰을 받았지만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다행히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시험장 복귀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사장 입실 마감을 20여 분 앞두고 수험생 한 명이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7시 44분께 경남 김해시 어방동 한 빌라 엘리베이터에서 “수험생인데 엘리베이터에 갇혔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당시 엘리베이터는 1층까지는 도착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현장 출동과 동시에 수험생이 구조 이후 고사장에 제때 도착할 수 있도록 경찰에도 이런 사실을 알렸다.

소방당국은 엘리베이터 문을 강제 개방해 신고 11분 만인 오전 7시 55분께 수험생(남)을 무사히 구조, 대기 중이던 경찰 순찰차를 타고 인근 고사장에 제때 입실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수험생이 많이 당황했겠지만 그래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며 “고사장에 늦지 않게 도착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께 창원시 진해구 한 아파트에서는 “늦잠을 잤다”는 수험생 신고를 받은 경찰이 해당 수험생을 순찰차에 태워 고사장까지 부랴부랴 이송하기도 했다.

○…오전 7시 30분께 창원명곡고등학교에서는 수험표와 신분증을 집에 두고 온 걸 뒤늦게 깨달은 학생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학생과 함께 집으로 가서 수험표 등을 챙긴 다음 입실 마감 직전 학생을 학교로 데려다줬다.

○…학부모들이 자녀가 깜빡 잊고 두고 간 도시락, 슬리퍼 등을 고사장으로 급하게 공수하는 경우도 잇따랐다.

오전 7시 50분께 제88지구 제10시험장이 설치된 창원여자고등학교 교문 앞에는 한 학부모가 딸이 두고 간 도시락을 넣은 큰 종이가방을 들고 황급히 택시에서 내렸다.

이미 입실했던 딸은 급히 교문으로 나와 도시락을 챙겨 들고 재입실했다.


해당 학부모는 정문 앞을 지키던 선생님에게 “애가 아침부터 ‘어떡해, 어떡해’ 하더니 도시락을 두고 갔다”며 걱정 섞인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창원여고에는 이뿐만 아니라 수험생들이 두고 간 슬리퍼 등 준비물을 제때 전해주려고 비상이 걸린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학부모들은 준비물을 건네며 딸을 한 번 더 안고 응원했다.

○…진주에서도 수험생이 두고 간 물품을 급히 전달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오전 8시 5분께 진주 경해여자고등학교 교문 앞에 한 학부모가 승용차를 급히 정차시킨 후 손목시계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

고사장 입실 마감 시간을 5분 남기고 대부분의 수험생이 고사장에 도착한 시점이라 교문은 사람 두어 명이 지나갈 정도의 공간만 남긴 채 닫혀 있었다.

입실했다 다시 교문으로 나와 마지막 요점 정리 본을 읽으면서 도착을 기다리고 있던 딸은 시계를 받아 들고 다시 교실로 향했다.

딸의 연락을 받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수면 바지 차림으로 달려 나왔던 학부모는 돌아가는 딸의 뒷모습을 한동안 휴대 전화로 담았다.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시험장을 찾은 응원객은 예년보다 줄어든 모습이었다.

수능일 오전 7시 30분께 제89구지구 제9시험장이 설치된 진주 경해여자고등학교 교문 앞은 떠들썩한 과거 수능 현장과는 거리가 있는 차분한 모습이었다.

제자를 응원하기 위해 인근 학교에서 나온 교사 3명을 제외하고는 교통 통제를 위해 시험장을 찾은 경찰과 모범운전자회, 시험장 관계자 외에는 별다른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

가족이나 친구가 정문까지 바래다주며 응원해주는 경우는 드물었다. 대부분의 수험생은 혼자 차에서 내려 자신을 맞아주는 교사가 없으면 바로 교문 안으로 들어갔다.

교문 앞 배웅 대신 수험생을 차에서 내려다 주고 그대로 가는 경우가 증가함과 더불어 수험생 수 자체도 급감하면서 시험장 앞 도로는 원활한 차량 흐름이 이뤄졌다.

학교 관계자는 “매해 수능일 교문 앞에 나와 수험생들을 지켜봐 왔다. 3~4년 전만 해도 학교 앞이 혼잡했는데 많이 좋아졌다”며 “요즘은 대부분의 학부모가 교문 앞으로 얼씬도 안 하는 것과 더불어 수험생 수가 준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20 학급을 넘던 시험장 수가 올해에는 16학급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올가을 들어 가장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지만, 고사장마다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수험생과 학부모, 후배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아침 일찍부터 고사장을 찾은 수험생들은 후드를 눌러 쓰고 두꺼운 담요를 손에 드는 등 한파에 단단히 대비했다. 고사장에 도착할 때만 해도 긴장감이 역력하던 수험생 얼굴은 후배들의 응원을 받은 뒤에는 환한 웃음으로 가득 찼다.

○…청년 상인들이 모여 수험생을 응원하는 풍경도 펼쳐졌다. 진주중앙지하도상가 ‘황금상점’에 입점한 진주청년상인협동조합원 17명은 14일 오전 수능시험장인 진주여자고등학교를 찾아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은 핫팩과 간식거리, 손거울 등 수험생들에게 나눠주며 격려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김영준 조합원은 “시험을 끝내고 청년 세대로 진입하는 학생들에게 간식과 함께 격려를 건네고 싶어 나오게 됐다”고 했다.

○…함안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수능일 아침 인근 시험장을 찾아 1388청소년지원단과 함께 수험생을 응원하는 ‘아웃리치’ 캠페인에 나섰다.

이날 캠페인은 수험생에게 따뜻한 음료와 간식 세트를 건네며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고 부모·교사·경찰관 등 현장을 찾은 다른 이들에게도 음료와 함께 감사함을 전했다.

이하성 1388청소년지원단장은 “무조건 잘 봐야 한다는 부담의 메시지보다는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하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해서 응원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취재부종합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7시20분부터 88(창원)지구 제13시험장 창원용호고와 제1시험장 창원중앙고(사진)를 각 각 찾아 수험생과 감독관을 격려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7시20분부터 88(창원)지구 제13시험장 창원용호고와 제1시험장 창원중앙고(사진)를 각 각 찾아 수험생과 감독관을 격려했다.
“친구야 화이팅”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아침 진주시 경해여자고등학교 시험장 교문에서 수험생들이 응원 온 친구와 포옹을 하고 있다.
맨발로 달려온 모정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아침 진주시 경해여자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손목시계를 집에 두고 오자 이를 가져다주기 위해 맨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시험장에 달려온 어머니가 교실로 들어가는 딸의 뒷모습을 휴대전화로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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