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 짓자’는 비주류 소장파에 반발 무성
‘새 집 짓자’는 비주류 소장파에 반발 무성
  • 김응삼
  • 승인 2019.11.18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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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뒤흔드는 ‘인적쇄신론’
지도부·중진 ‘용퇴’ 요구 거부
“현실성 없는 몽상같은 이야기”
자유한국당의 인적쇄신론을 놓고 ‘각론을박’이다. 3선의 김세연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기폭제로 비주류 소장파와 수도권 의원들 중심으로 당 해체와 지도부 퇴진 요구에 가세하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에 대해 영남권·다선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죽어야 산다” 인적쇄신론 재분출=당내 비주류 소장파와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인적쇄신의 절박함을 피력하는 목소리가 높다.

조국 사태 이후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놓친 채 보수통합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김 의원의 결단이 ‘사즉생(死卽生·죽어야 산다)’ 수준의 쇄신요구로 이어지며 당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모습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18일 “아직 총선이 5개월 남은 시점에서 한국당을 빨리 해체하고 새로운 보수로 재건해야 한다는 게 밑바닥 민심”이라며 “이런 요구를 당 지도부가 적당한 충격파로만 인식하고 대충 수용한다면 총선 결과는 뻔하다. 수도권에선 당이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수도권에서 3선을 지낸 김용태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김세연 의원이 제기한 쇄신요구에서 저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이미 지역구를 내놓은 상태지만 더 험지로 가라고 하면 험지로 가고, 중진들 다 물러나라고 하면 깨끗하게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쇄신 요구의 칼끝은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로 향하는 모양새다.

현재 당의 모습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에 대체적 공감대가 형성된 데다, 당면한 인적쇄신을 완수하기 위해서도 지도부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결과적으로 빼 든 칼에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김세연 의원은 17일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두 분이 당 차원의 큰 결단에 앞장서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말씀드렸다”며 불출마를 재차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황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사퇴에 대해 사실상 거부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총선에서도 우리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총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내놓은 언급이지만, 당내에서 지도부를 향해 제기되는 용퇴론에 사실상 선을 그은 것으로도 해석됐다.

황 대표는 이번에도 용퇴론을 정면 돌파할 태세다. “현재의 위기 상황 극복을 논의하기 위한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의한다”고 하는 등 대여 공세 고삐도 쥐었다.

◇중진의원들 “현실성이 없다”, “몽상 같은 얘기” 냉담=중진의원 대부분 김 의원 ‘충정’은 이해하지만 그가 주장한 ‘총사퇴’나 불출마 요구에는 “현실성이 없다”, “몽상 같은 얘기”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한 영남권 3선 의원은 “당을 해체하고 모두 사퇴하라는 주장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며 “당을 쇄신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영남권 4선 의원은 “먼저 통합하고, 안정된 체제에서 쇄신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전원 불출마로 소 키울 사람이 사라지면 누구에게 유리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충청권 한 의원도 “각성을 촉구한다는 의미인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현역 의원 모두 그만두라는 얘기는 과장법 같다”고 했다.

일각에선 김 의원의 발언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김 의원 주장은 변혁을 이끄는 유승민 의원의 ‘헌 집 헐고 새 집 짓자’는 주장과 맞닿는다”며 “서로 교감 아래 나온 발언 아니냐”고 했다.

김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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