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과 부패는 한 끗 차이
청렴과 부패는 한 끗 차이
  • 경남일보
  • 승인 2019.12.1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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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진(창원중부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사)
김아진 경사
김아진 경사

 

한 달에 한 번씩 딸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학부모에게 청렴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온다. 어느 날 딸이 메시지를 보고 청렴이 무엇인지 나에게 물었다. 초등학생인 딸에게 ‘청렴’이란 단어가 무슨 뜻인지 설명하자니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것저것 생각해봐도 ‘뇌물 받지 않는 것?’ 정도밖에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렇다면 뇌물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생각할수록 청렴에 대한 정의가 어려워졌다. 하지만 알고 보면 청렴은 아주 단순한 개념이다. 일 열심히 하고 착하게 사는 것. 전래동화나 이솝 우화에서 주는 메시지들, 어린 시절부터 들어오던 당연한 가치와 말, 그 모든 것이 바로 청렴이다.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모든 것이 청렴의 대상이고 나도 모르게 청렴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경찰청을 비롯한 모든 관공서와 공공기관에서는 청렴에 대한 교육을 강조하고 내부비리신고를 활성화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홍보를 시도해왔다. 한 달에 한 번씩 캠페인을 하고 부족한 청렴 전문 강사 양성에도 힘썼다. 또한, 청탁금지법을 제정하여 처벌을 강화하였다. 청탁금지법 제정을 두고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공직사회는 청탁금지법에 익숙해지고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변하였다. 그런 노력 때문일까? 학교에서 만연하던 촌지와 선물이 사라지고 공직자는 관계인에게 음료수 한 잔도 받지 않고 있다.이처럼 금품·향응수수와 관련된 청렴도는 많이 향상되었지만 최근 강조되고 있는 채용비리, 유착비리 등 아직도 우리사회가 노력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얼마 전 부탁이 청탁으로, 선물이 뇌물로, 단합이 담합으로, 정과 의리가 부정과 비리라는 글자로 변하는 공익광고를 보고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저렇게 변해가는 구나’라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청렴과 부패는 이처럼 한 끗 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나는 이러한 학연, 지연을 내세운 부정은 없었는지 의리라고 생각하는 비리는 없었는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자신도 모르게 반복되는 부패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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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진(창원중부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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