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핵융합에너지
[과학칼럼] 핵융합에너지
  • 경남일보
  • 승인 2019.12.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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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전 김해교육장)
성기홍(전김해교육장)
성기홍(전김해교육장)

태양의 중심은 1500만 도의 초고온 상태에서 전자와 이온으로 분리된 제4의 상태인 거대 플라스마 덩어리이다. 태양은 자체의 큰 질량 때문에 생긴 중력으로 내부에 플라즈마를 엄청나게 큰 밀도로 누르고 있다. 태양의 중심에서는 가벼운 수소가 매우 빠르게 자유운동을 하다가 다른 수소와 충돌하여 합쳐져서 무거운 헬륨으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이때 생기는 질량의 결손에 해당하는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 시키는 것이다.

태양과 같은 핵융합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미래 에너지 소비량을 충족시키고도 남을 만큼 생산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핵융합 반응을 하는 인공태양을 지구상에 구현하는 것은 과학계의 오랜 바람이다. 인공태양이 내놓는 열에너지로 증기 터빈을 돌리거나 핵융합전지를 이용하여 발전을 한다면 거의 무한한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이끌어 내려면 태양 중심부와 동일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핵융합 반응은 이 플라즈마의 밀도와 온도를 곱한 값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을 때 발생하므로, 이러한 인공태양을 지구상에 만들려면 태양 중심부보다 7배 이상 높은 1억도(℃)의 초고온 플라즈마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지구와 태양은 질량에 따른 밀도의 차이를 상쇄하기 위해 높은 온도가 필요한 것이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화석 연료는 온실가스 발생과 자원 고갈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지금의 화석 연료를 완전 대체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세계의 선진국에서는 온실가스에 따른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과 충분한 에너지원 공급을 해결해줄 방안으로 핵융합이 연구되고 있다. 1985년 미국, 소련, 일본 등의 정상이 핵융합 에너지의 공동 개발에 동의하여 ITER협정을 맺고,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 핵반응로 건설을 시작하였다. 여기에 2003년 한국, 2005년 인도가 가입하여 현재는 미국, 일본, 러시아, 우리나라, 인도, 중국 6개국과 EU 등 35개 국가가 인력과 비용을 공동투자하고 있다. 한국은 K-STAR 핵융합로를 이용하여 다른 나라보다 자기장 정확도가 10배 높은 연구 성과를 올려서 플라스마 운전 70초의 벽도 이미 돌파하였다. 늦게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한국은 기술로서는 ITER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앞서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발전 비중이 가장 큰 원자력발전은 핵분열 반응을 이용한다. 그러나 사용 후 핵연료와 같은 방사성 물질의 처리가 큰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핵융합은 이와는 달리 수소처럼 가벼운 원소를 융합시켜서 다른 원소로 만드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핵융합 반응에 주로 이용되는 물질은 중수소와 삼중수소이다. 핵융합방식 발전은 현재의 원자력 발전과 비교해 0.04% 정도인 극히 소량의 중·저준위 폐기물만 발생하는 정도이다. 이마저도 10년에서 길어도 100년 이내에는 모두 재활용이 가능해진다. 또 연료공급이 중단되면 1~2초 내에 운전이 자동 정지되므로 폭발이나 방사능 누출 위험도 없어서 안전성도 매우 높은 편이다.

인류문명의 역사는 에너지와 같이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지금은 핵분열방식의 기술과 에너지를 선점한 나라가 초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2035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측되는 핵융합에너지 활용 발전이 50년 이후 완전 상용화된다면 그때부터는 핵융합기술을 가진 나라가 초강대국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기술자립을 통해 최고의 전문가들이 있다. 환경문제로 이미 상용화된 원전 기술을 더 이상 발전시키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이지만 핵융합 과학 기술을 개발하고, 장시간 운전할 수 있는 고성능 운전 기술을 확보하여 핵융합 발전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려면 계속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정부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한다. 청정에너지인 핵융합 기술 개발에는 제도적, 인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세계의 선진 강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성기홍(전 김해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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