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희망 가득한 경자년이 되길…
[사설] 희망 가득한 경자년이 되길…
  • 경남일보
  • 승인 2019.12.3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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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자년(庚子年) 첫 아침이다. 대한민국호(號)가 새 희망의 돛을 올리고 격랑의 바다를 헤쳐나가기 위한 출항을 시작했다. 새해를 맞이하면 당연히 희망과 포부를 이야기 한다. 그런데 새해 첫날을 맞은 국민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 않다. 희망을 이야기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2020년에도 국내외 전반적인 상황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우려가 큰 탓이다. 2019년 기해년 (己亥年)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혼란스러웠고, 북한은 물론 주변 강국들, 심지어 우방들의 정치적·경제적 보복과 견제, 압박도 심했던 혼돈스런 한 해였다. 그 어느 때 보다 우리나라가 힘들었던 기해년으로 기록된다.


불확실성 위기 속에서 맞은 새해

그리고 새해가 밝았다. 그렇지만 2019년 힘들었던 상황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국내 상황이 너무 어둡다. 정치는 더 막장으로 치닫는다. 경제는 호전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의한 역풍은 고용시장을 더욱 얼게 했고,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탄식과 한숨이 컸던 한 해 였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절망과 한숨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으며, 직장인들은 언제 직장을 잃을까 하는 걱정으로 불안감 속에서 살았다. 자영업자는 매출이 줄었는데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에, 높아지는 대출 이자까지 겹쳐 고통이 더 컸다. 자영업의 잇딴 폐업으로 알바 자리가 급감하는 바람에 알바생들의 삶이 더 팍팍해 졌다. 서민들의 삶이 더 힘들었고, 고단했다. ‘R(경기침체)의 공포’니 ‘D(디플레이션)의 공포’니 하는 유례없는 저성장의 경제위기가 올해도 우려된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오로지 권력투쟁에만 골몰할 뿐 민생은 안중에 없다. 특권층의 반칙과 불공정 행위가 연일 불거져 나오고, 이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 특권층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역시 여전하다. 잇따르는 범죄와 사건, 사고에 사회적 불안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념 갈등에 인한 국론 분열은 더 심각하다. 정치권 분열이 국민 분열로 확대됐다. 둘로 쪼개져 메울 수 없을 정도의 깊은 골이 팬 상태다. 국민들 간에 불신감이 갈수록 증폭한다. 그리고 국제 상황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한·미·일 동맹 관계는 느슨해지고, 북·중·러 관계도 예전 같지 않다. 특히 최근들어 핵 개발 재개를 언급하는 등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강경투쟁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맞대응 역시 예전과 다르다. 무력대응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촉즉발의 기운이 감지된다. 국가 안보 걱정으로 새해가 시작됐다. 한·일간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최근 한일 정상간에 회담이 있었으나 완전한 무역갈등 해소에는 실패했다. 한·일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 예상된다. 미·중간 무역전쟁 역시 불씨가 꺼지지 않은 채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도 국내외의 이러한 악재들이 대한민국을 힘들게 할 것이다. 새해는 불확실성의 위기 상황 속에서 맞고 있다.


2020년은 더 발전된 국가가 될 기회

5000년 역사에서 대한민국은 고난의 역사, 위기의 역사가 아닌 때가 없었다. 그때 그때 마다 고난을 함께 나누며 합심과 협력으로 이를 극복했고, 지금은 당당하게 선진국 대열에 들어 서 있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고난과 위기는 대한민국을 한단계 더 도약시키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올해에도 2019년 못지않게 국내외적으로 많은 시련과 난관이 있을 것이 예상된다. 2019년에는 온갖 폐해와 불공정, 구태, 적폐들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 정권과 권력층, 리더층들의 무능과 탐욕 탓이다. 그 댓가로 최악의 경제난을 가져 왔고, 그 고통은 고스란히 서민의 몫이 됐다. 하지만 그 어떠한 어려움과 위기도 극복했던 민족이다. 모든 난관을 이겨낸 저력을 가진 민족이기에 지금의 위기 극복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소통과 협력, 통합만 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선 탐욕을 버리고, 상대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포용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위기만 극복되면 한단계 더 발전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역량이 우리에게 있다. 그래서 경자년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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