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우리가 바라는 것은
2020 우리가 바라는 것은
  • 경남일보
  • 승인 2020.01.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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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진주여성회 대표
새해 아침 차나눔을 하며 한해를 시작한다. 해뜨는 것을 보다가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보통 건강이다. 가족의 건강, 나, 지인이 건강한 한 해를 바라는 기원 등등 하지만 올해의 화두는 정치였다. 총선을 앞두고 여러 후보들이 방문도 그 이유 중 하나였겠지만 2019년말 선거법, 검찰개혁 건으로 동물국회라 불리며 갈등의 온도가 아직 식지 않은 탓도 커 보였다.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은 그 국회라는 배에 누구를 태워 줄지를 고민하는 선장으로 그 키를 이번 총선에서 활용할 수 있을 거 같다.

2020년 다음 화두는 정치에 이어 남북관계다. 한반도에 봄이 오는 듯하다가 북미관계로 인하여 다시 겨울왕국으로 돌아가 1년째 진전이 없다. 남북의 교류는 평화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자 숙제다. 이제는 경제국면의 전환으로도 남북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한다. 이를 반영하듯 7일 언론을 통해 발표한 대통령 신년사에는 남북 평화의 한걸음, 반걸음이라도 끊임없이 전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성으로 살아가는 나는 2020 한해는 안전한 사회이기를 바란다. 지난해 버닝썬 사건으로 한국사회의 성폭력의 실태와 현직 경찰과의 유착사건관계 우리 사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도 명백히 밝히지 못해 의혹과 불신이 남아 있다. 불법촬영으로부터도 안전할 수 없었다. 버닝썬의 또 다른 문제는 피해자는 누구를 믿어야 할까였다. 경찰의 연류 혹은 성비위가 언론지상에 연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최근 가까운 지역에서도 현직 경찰관이 술집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여성을 몰래 촬영하고 도주했다가 붙잡히는 사건 (경남일보 01월 7일자 인용)이 발생해 이런 일들이 멀리 있지 않음을 말해준다. 대다수 여성들은 이처럼 일상이 성폭력의 노출 위험에 처해 있다. 가정폭력으로 아직도 내몰리고 있으며 데이트 폭력으로 숨죽이고 있다. 여성은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없는 건지 반문한다. 누군가 내 목숨을 위협하는 것이 일상이면 행복할 수 없다. 여성뿐만 아니라 내 삶이 위협받지 않는 안전한 권리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지난해 진주에서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안인득 사건의 경우 참혹한 죽음의 피해자와 주민들의 트라우마를 남겼다. 한사람의 인생이 꽃피우지 못하고 타인에게 위협받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경제적으로도 생존권이 위협받아 모녀가 자살하고 가족이 자살하기도 하고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지고 하청에 하청 또 하청으로 밤샘노동으로 건강을 위협받고, 기아에 허덕이다 슈퍼에서 음식물을 훔치다 적발되고 아직도 극복해야 할 수많은 어려움이 있다. 왜 이들은 이렇게 힘들게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그들이 오롯이 게으르고 무능하여 혹은 일을 안해서가 아님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여성들은 그마저도 동일노동시 ‘남성대비 여성 임금비율’은 지난해 기준 66.6%(2018 통계청 e나라 통계)에 그친다. 우리 삶의 물음표가 필요하다. 함께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배려가 필요하다면 배려를, 구조를 바꿔야 한다면 구조를, 법을 바꿔야 한다면 법을 바꿔 이제 우리는 행복해질 의무가 있다. 그 권리를 찾는 원년의 해가 2020년 이길 바란다. 그 권리찾기에 ‘평화’라는 두 글자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면 그 어느 해보다 따뜻한 한해가 됨을 의심치 않는다. 2020에는 우리가 언제 어디서든 평화롭고 존재 그 자체로 반짝반짝 빛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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