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히말라야 트레킹 안전이 최우선이다
[특별기고]히말라야 트레킹 안전이 최우선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0.01.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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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들이 실종된 지역을 두 차례 다녀온 적이 있다. 20년 넘게 네팔과 파키스탄, 티베트에 위치한 히말라야를 등반하면서 가장 두려운 것이 바로 눈사태다. 눈사태는 수 백만㎥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눈이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모든 것을 초토화하는 말 그대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최근 네팔로 트레킹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네팔을 찾는 한국 트레커들은 주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400m)로 가는 트레킹을 비롯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130m), 마나슬루 베이스캠프(4600m)를 많이 찾고 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네팔에 도착한 후 1주일 정도면 가능해 국내에서 인기가 많다. 그러나 히말라야 트레킹은 좁고 가팔라 많은 비가 내리면 산사태 위험도 항상 도사리고 있어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된다. 많은 비가 오거나 폭설이 내리면 트레킹을 멈추고 안전한 로지(lodge, 잠을 자거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장소)에서 대기해야 한다.

이번 조난사고도 폭설을 만나 하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코스는 포카라에서 지프를 이용해 나야폴을 경유, 비렌탄티(BIRETHANTI)에 도착하게 된다. 여기서부터 걸어서 란드룩(LANDRUK, 1565m)~지누(JHINU, 1760m)~촘롱(CHHOMRONG, 2170m)~시누와(SINUWA, 2360m)~밤부(BAMBOO, 2310m)~도반(DOVAN, 2520m)~히말라야(HIMALAYA, 2920m)~데우랄리(DEURALI, 3200m)~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 3700m)~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4130m)에 도착하게 된다. ABC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출을 감상한 후 하산한다. 평균 1주일 정도 걸린다.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통과하는 마을 이름을 잘 알아두는 것도 어느 정도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데우랄리 밑에는 ‘히말라야’라는 마을이 있다. 말이 마을이지 로지 몇 곳이 전부다. 주민들은 겨울철에는 아래 마을로 철수했다가 봄이 오면 올라와 손바닥만한 밭에서 채소 등을 재배해 로지에 판매한다. 마을 이름인 히말라야(Himalaya)는 산스크리스토어로 ‘히마(Hima)’는 ‘눈’을, ‘알라야(alya)’는 ‘거처(居處)’를 의미한다. 즉 눈이 있는 곳으로 겨울이면 이곳 마을까지 눈이 온다는 뜻이다.

나는 2018년 9월 25일 ‘히말라야’ 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 나는 현지인들에게 물었다. “히말라야는 눈이 항상 있다는 의미인데 겨울에 히말라야 이곳까지 눈이 오냐?”고. 현지인들은 대답했다. “맞다. 겨울철에는 이곳에 눈이 내리면 데우랄리로 가는 길이 종종 막힌다.”

네팔은 제주도보다 위도가 낮아 3000m가 넘는 고산지대를 제외하고는 많이 춥지 않고 눈도 거의 내리지 않는다. 실제로 이번 사고가 나기 전 데우랄리에는 눈이 내렸지만 그 밑에는 대부분 비가 내렸다. 데우랄리에서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로 가려면 협곡으로 들어서야 한다. 사고 당일 많은 눈이 내렸고 무게를 이기지 못해 결국 눈사태가 발생했고, 하산하던 교사들은 대피하지 못한 것 같다.

네팔의 산은 높고 지질도 불안정해 잦은 비나 눈이 내리면 산사태·눈사태 위험이 높아진다. 부득이하게 위험한 구간을 지나야 한다면 신속하게 통과해야 한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구간은 3월에도 종종 많은 눈이 내려 관광객들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할 때는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같이 갔던 사람들이 함께 귀국하는 것이 가장 추억에 남는 트레킹이다.” 기적이 일어나 그들이 무사히 구조되어 추억에 남는 트레킹이 되기를 기원한다.

/박명환 경남도교육청 과학교육원 홍보팀장

 

 
데우랄리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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