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능력시험(TOPIK) 탄생
한국어능력시험(TOPIK) 탄생
  • 경남일보
  • 승인 2020.01.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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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서울대학교재외동포교육 자문위원장)
이광형

 

2019년 10월 17일 83개국 282개 지역에서 37만5871명이 응시한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생각하면, 한국어능력시험을 기획하고 필요성을 설득한 그때의 기억이 새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1993년 4월 1일 주일대사관산하 동경한국종합교육원  원장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재일동포들의 한국어교육과 한국유학생들의 유학지원 등 많은 업무중에서도 일본 전국 4개의 한국학교와 16개 한국교육원 그리고 재일한국인 단체인 한국민단지부에 한국의 소식 등 한국어 통신교육을 위해서 동경종합교육원에서 소식지를 발행해 매달 보급하고 있었다.

1995년부터는 한페이지를 서울교육대학교 국문과 양태식 교수의 감수와 협조를 받아서 한국어 능력시험을 출제해 해답을 작성하여 보내 오면 채점해 보내서 한국어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했다. 교육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수강생의 분포는 재일교포와 일본인들도 많이 있었는데 특히 일본인들이 해답을 많이 보내 왔다.
그 시절 일본에서는 드라마 ‘겨울연가’로 한류의 열풍이 대단했고 일본인 사이에서는 한글을 배우자는 분위기가 확산 되었고 ‘겨울연가’ 촬영지인 춘천 남이섬이 일본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여행 목적지가 되기도 했다.

 국가 공인 자국 언어테스트는 미국은 TOFEL, TOEIC, 일본은 JPT가 있는데 우리는 왜 없는가에 의문을 가지게 되어 우리도 만들어 보자고 주일한국대사관 교육관실과 의논하여 1995년 동경한국교육원 주관으로 한국교육재단과 한국의 명지대학교 국문과 교수들의 협조로 일본에서 처음 시행하게 됐다. 일본에서의 성공 후에  정부에 건의하여 한국학술진흥재단 주관으로 1997년에 일본에서 실시한 결과 한국어능력시험에 2692명이 응시했다.
한국어능력시험시행기관은 처음 동경한국종합교육원에서 시작하여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으로, 2011년부터는 국립국제교육원이 담당하고 있다.
지금도 아쉬운 것은 한국어능력급수의 명칭이다. 무엇이든지 잘하는 것은 1등, 또는 1위인데 명지대국문과 교수님들의 주장은 “한국어는 달라야한다”는 거였다. 결국 초급을 1급으로 우수자를 6급으로 정해진 것은 지금도 아쉬움이 있다.
한국어능력시험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까지에는 많은 분들의 도움과 협조가 있었다. 이번 기회에 여기에서 밝히고자 한다.

일본의 각대학과 관련기관에 포스트와 시행공문을 보내려면 포스트는 대중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본국민들이 좋아하는 인물인 ‘겨울연가’의 배우 (고)박용하가 초상화를 아무런 조건 없이 한국어능력시험 알림 포스트에 사용하는 것을 협조해 주었다. 하지만 일본의 각대학과 관련기관에 주일대사관 명의로 제작해서 배부 하려면 포스트 제작비용이 대사관에서는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주일대사관 수석교육관이었던 본인이 2004년 일본삼성주식회사 대표취재역인 이창렬 사장을 찾아가서 애로사항을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삼성에서 디자인과 인쇄를 해 주겠다고 했다. 고맙고 감사해서 포스트 하단에 삼성로고를 넣어 협조를 알리겠다고 하니 이창렬 사장은 삼성 로고 삽입을 단호히 거절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현재의 한국어능력시험이 성공을 거둔것은 삼성과 같은 기업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 된다. 그 다음해에는 가수 보아가 협조해주었고 역시 삼성이 로고 없이 인쇄하여 주었다.

25년이나 지났지만 오늘의 한국어능력시험이 있기까지 처음부터 기획하면서 함께 고민하고 고생한 동경종합교육원 동료와 어려울 때 지원해준 삼성의 이창렬 사장님께 많이 늦었지만 고마움과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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