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마을돌봄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마을돌봄
  • 경남일보
  • 승인 2020.01.27 15: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연희 진주교육공동체 결 사무국장
김연희

동네 어귀에 위치한 두레센터로 하나 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더니 떡집에서 뽑아 온 가래떡을 능숙하게 썰기 시작한다.

손자가 올해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무릎이 아파 병원 갔는데 치료가 더디다, 어느 집 어르신이 감기로 바깥 출입이 줄어들었다 등 서로의 안부를 나누는 동안, 가래떡은 떡국을 끓여 먹을 수 있도록 나눠져 봉지에 담겨진다.

오늘은 비봉새뜰사회적협동조합과 경남기억지키미봉사단이 한 달에 한번 마을 어르신을 찾아 뵙는 날이다. 마을주민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결성된 봉사단이 이렇듯 마을의 어르신을 정기적으로 찾아 뵌 지도 3년째 접어든다.

봉사단들의 연령도 거의 50~60대이지만 마을에서는 젊은 노인으로, 비봉산 자락에 위치한 비봉새뜰마을사업지구의 노인세대를 마을에서 함께 돌보고자 노력한다.

잘 지내고 계시는지 평상시 안부를 챙기는 활동에서부터, 치매예방교육과 난타교실, 국선도 수업 등의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까지, 동네어르신들을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 인근 중학교와 대학교 봉사단도 주기적으로 마을을 방문한다.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을 발견하면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사와 상의한다. 이 모든 활동은 마을돌봄의 관계망 확대로 이어진다.

경남기억지키미 회원들은 포장된 가래떡을 들고 마을어르신 댁을 방문한다. 오늘은 설을 앞두고 특별히 가래떡을 준비한 것이다. 십시일반 쌀을 모으고 봉사단 회비에서 갹출하여 동네 어르신들이 새해 떡국 한 그릇 뜨끈하게 끓여 드실 수 있도록 마음을 모은 것이다.

차가운 냉기 속에 전기장판위에서 추위를 피하고 계시는 할머니가 반갑게 맞아주신다. 드시는 약은 잘 드시고 계신지, 아픈 곳은 없는지, 올해 설은 어떻게 보내는지 안부를 묻는다. 할머니도 봉사단에게 저번에 아들이 결혼했다더니 몸살은 안 났냐며 걱정의 말씀을 전하신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서 나오는데 할머니가 손을 꼭 잡고 “젊은 새댁이 같은 사람들 덕분에 내가 살맛이 나요. 저거 집도 챙기야 될 낀데 늙은 우리도 챙긴다꼬 올매나 고생이 많을까? 고맙소, 참말로 고맙소” 말씀하신다.

마을에서 서로를 챙기고 돌보는 아름다운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비봉새뜰마을사업지구의 모습을 보면서 마을기반 돌봄의 미래와 가능성을 상상한다. 마을공동체가 튼튼할 때 마을 돌봄도 가능하기에 비봉새뜰사회적협동조합의 활동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낸다.

김연희 진주교육공동체 결 사무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