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모 언론사에서 트렌스젠더 여성이 S여자대학교에 최종 합격되었다는 것을 공개하면서 입학을 앞두고 학교안팎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학교게시판에는 입학을 허용하지 말아야 하는 입장표명부터, 환영 인사 등의 게시글과 3000개 이상의 의견 댓글이 달리며 이번 일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게다가 타언론사 및 포털사이트 메인에 올라오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총학생회나 학교측은 입학에는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여러 논란속에 혐오의 말들로 인해 당사자는 입학등록 여부를 놓고 많은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논란의 중심에는 트렌스젠더 여성을 진짜 여성으로 보는 가에 초점이 맞추어 지는 듯하다. 성전환수술을 했다고 해도 염색체가 다르니 여성의 공간에 가짜여서 들어오는 것은 싫다. 여성으로 결정하긴 했지만, 가부장제 사회의 남자로 살았으니 여성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누리고 여성차별과 남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함을 목적으로 하는 여대 공간에 들어 오는 게 싫다고 말한다.
트렌스젠더는 누구일까? 자신이 남자면서 여자로 생각하거나 여자이면서 남자라고 하는 정신병을 가진 사람일까? 하지만 세계정신의학 참고서적 중 하나인 DSM3-R부터 정신병에서 제외되었으며 트렌스젠더 등을 제 3의 성으로 국가가 인정하는 곳은 독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인도, 파키스탄, 몰타, 네팔,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 등에 해당된다. 그들이 이를 인정하는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 중에 고유한 한사람으로 존중해 주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로든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억압과 차별, 소외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는 하지만 트렌스젠더의 의미는 다만 자신이 생각하는 성과 신체적 성이 다른 존재 인 것 뿐인 것이다. 그 다름을 인정받기 위하여 성전환수술을 하거나 위험과 비난을 감수하며 공개하며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군복무중 성전환 수술을 받고 다른 성으로 군복무를 요청한 모육군 하사관이 전역을 통보 받은 것을 두고 논쟁이 가열되었던 것을 기억 할 것이다. 이제는 군대도 남성, 여성도 트랜스젠더도 존재함을 현실을 받아 들여야 한다. 없는 것을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존재하는 것을 없다고 우길 수 없다.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있을 뿐이다. 여성 혹은 남성, 그 누구도 신체도 경험치도 취향도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지 않다. 다만 행복하게 나답게 살고 싶은 각자의 개성을 가진 개인이 있을 뿐이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프로크루테스의 침대 이야기가 나온다. 프로크루테스는 지나가던 나그네를 납치하여 자신의 침대에 눕힌 뒤, 나그네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두 다리를 잡아당겨 죽이고 침대보다 크면 두 다리를 잘라 죽인다. 자기의 생각을 미리 정해두고 억지로 자신에게 맞게 맞추는 것이다. 혹시 우리는 유독 이 문제에 대해서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침대라는 틀안에 가두는 건 아닌지 성찰해 볼 일이다.
당신이 진짜 여자냐? 가짜 여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그들도 같은 하루를 살아가는 똑같은 사람으로 인정하자. 그들을 향한 혐오를 멈추고 있는 그대로 가족, 이웃이 될 수 있음을 말하자. 우리는 함께 아름답고 찬란한 무지개빛 미래를 그려 갈 수 있으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오늘도 다양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 숨쉬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