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김 찾아 설득 나선 공관위원장
홍·김 찾아 설득 나선 공관위원장
  • 김응삼
  • 승인 2020.02.0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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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김태호 설득하러 경남 온 공천위원장
밀양, 거창서 연쇄회동…험지 출마 거듭 촉구
홍·김 “고향 출마” 의사 못 꺾어…헛 걸음만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를 각각 만나 서울 강북과 창원 성산이나 양산을 출마를 요청했지만, 두 사람 모두 “고향 출마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40분 밀양 소재 홍준표 전 대표 사무실을 방문에 40분동안 비공개 회동했고, 오후 2시 30분부터는 거창 소재 김태호 전 지사 사무실을 방문,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공관위원장의 행보로는 상당히 이례적이라,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최종 결단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 만남 이후 홍 전 대표 사무실에 모인 지지자들과 만나 “지금 대한민국이 위기 상황인데 홍준표 대표가 밀양·창녕 등에서 활동하는 게 좋겠는지 서울에 가는 게 좋겠는지 등에 대해 충분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요구할 때 지도자는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게 맞는지에 대화를 나눴다”며 “홍 전 대표는 고민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홍 전 대표의 만남은 40여분간 이어졌다. 비공개 만남이 이어지는 동안 홍 전 대표의 큰 웃음소리가 사무실 밖으로 들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 지지자들을 향해 “홍 대표가 고향에 출마해야 하는 여러분의 마음도 충분히 알지만, 여러분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조언을 해줘라”라고 ‘험지’ 출마를 거듭 촉구했다. 이후 “오늘 (홍준표 전 대표) 손잡고 서울 올라가려고 그랬다”며 홍 전 대표와 포옹을 나눴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밀양 방문에도 불구하고, 홍 전 대표는 서울 출마에 부정적인 뜻을 고수했다. 그는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난 고향 출마에 대한 마음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다만 홍 전 대표가 전격적으로 서울 출마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 전 대표도 이날 김 위원장과의 회동 이후 페이스북에서 “나를 효수(梟首)하기 위한 절차라고 해도 김형오 위원장의 오늘 밀양 선거사무실 방문은 감사했다”며 “부디 공천 혁신을 통해 우리당이 부활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홍 전 대표와의 회동 이후 거창으로 이동해 역시 고향 출마를 고집하는 김 전 지사를 만나 험지 출마를 설득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30분께 거창군 소재 김태호 전 경남지사 사무실을 찾아 김 전 지사를 50여분간 비공개로 만나고 돌아갔다.

김 전 지사는 김 위원장이 사무실을 떠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민주당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출마한 경남 양산 출마를 권유 했다고 전했다.

김 전 지사는 이에 대해 이미 밝힌대로 고향 출마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그러면서 “(김 위원장을) 안 만나려고 하다가 평소 큰 형님으로 모시기에 예의를 갖추어서 말씀을 들은 것으로 하고, 저의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 고향 품 안에서 성숙한 정치를 하고 싶다고 고향 출마 의지를 거듭 밝힌 바 있다.

김 전 지사가 이 같은 의지를 밝힌 것은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 요구가 계속되자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회의 전직 대표 및 광역자차단체장 등의 전략 배치 방침을 발표하며 최후통첩성의 압박이 이어지자 급기야 반발까지 했다.

김 전 지사는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면 민심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그런 요구를 하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최소한 마지막에 본인의 목소리를 존중해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죽는 줄 아는 길이어도 피하지 않았는데 이러다간 자칫 험지 전용 철새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가기 싫은 사람을 보내는 건 험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재선 경남도지사 출신의 재선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역임한 김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거창군에 주소지를 옮기고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에 일찌감치 후보등록을 하고 3선을 향한 고향 민심 다지기에 올인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이 같은 발언으로 볼 때에 당장 경남 캠프를 철수하고 수도권 등 험지로 옮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만약 한국당이 정무적 판단으로 공천 배제 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 뒤 당선되면 복당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날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당의 지도자급 인사, 당과 나라를 구하기 위해 최전선으로 나서서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성명서를 통해 “종로에서 싸우겠다는 당 대표처럼 경남의 지도자급 인사들도 희생의 길을 걸어 달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격전지로 말머리를 돌려 달라. 최전선에서 바람을 일으켜 달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10일 오후 열리는 공관위 회의에서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의 전략 공천 안건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응삼·이용구기자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왼쪽)이 9일 경남 밀양시 홍준표 전 대표 선거 사무실에서 홍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9일 거창을 찾아 김태호 전 지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김태호 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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