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 유물, 복원한 작품 만드는 게 꿈”
“아라가야 철의 유물을 복원 모형 작으로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김씨공방 김정식 대장장이는 수공업적인 방법으로 사용목적에 적합한 형상을 만드는 작품 활동을 위해 천직인 야금술에 몰두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의 첫 인상은 쇠처럼 묵직하고 깊은 내공이 묻어나는 명인을 느끼게 했다. 식도, 도금류 등 공예품 생산에 장인 기술을 인정받고 있는 김 씨는 요리를 위해 자신이 만든 칼을 애용해 주는 요리사와 고객들이 공방을 찾아주는데 용기를 얻어 외길인생 대장간의 철장의 일을 고집하고 있다.
일곱 살 때부터 아버지가 대장간 일을 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배웠다는 김 씨는 화로에 불을 피우기 위해 풍로를 돌려 바람을 불어 넣고 쇠를 녹이는 것부터 망치로 다듬고 갈고 닦는 온갖 험한 일들이 어느덧 천직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김씨공방 카페에서는 스테인리스 캠핑나이프, 스테인리스 다마스커스 등 30여 종류의 칼과 도금류 등을 전국 호텔, 외식점 등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 셰프들에게 주문받아 생산을 하고 있다.
그는 “대장간 일을 하면서 가장 자랑스럽고 보람된 것은 일본의 기술을 제치고 기술인정을 받아 우수 고객들이 주문하고 찾아주는 것”이라며 “용기와 보람을 갖고 힘이 다하는 그날까지 대장장이 일과 공예작품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김 씨는 공간이 협소하고 접근성이 어려운 공방 대신 가야읍 시장에 가게를 내어 전통 대장간 체험시설을 만들어 군민과 관광객들이 직접 보고 만들 수 있는 공간과 판매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네 공방의 제품은 별도로 홍보를 하지 않는다. 김 씨는 “페이스북과 카페를 통해 고객들의 소개와 입소문으로 전국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대장간이 문을 닫은 가장 큰 이유는 중국산 수입”이라며 “철을 다루는 대장간 일은 최소 10년 이상 꾸준히 일을 해야 어느 정도 기술을 보유할 수 있는데, 하는 일에 비해 수입이 적고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어 길게 유지되는 곳이 드물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김 씨는 “대장장이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극도의 인내심이 요구되고 모든 것을 참고 이겨내야 기술연마를 할 수 있다. 속으로 삼키고 울며 가야하는 인고의 직업을 젊은이들이 어설프게 도전했다가는 실패한다. 대장장이는 20년, 30년이 돼야 장인소리를 듣는다”고 밝혔다.
후배양성은 재정형편상 생각지도 못한다단는 김 씨는 장수기업과 후진 양성을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또 문화재 상품복원과 공예육성을 위해서는 예산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김 씨의 꿈은 대장간 외길인생을 누군가 이어받고, 아라가야 출토유물을 복원 작품으로 만들어 널리 알리는 것이다.
여선동기자 sundo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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