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숙 (수필가·어린이 도서연구위원)
개천예술제를 시작으로 문화예술의 꽃을 피운 진주는 근년에 와서는 색다른 아이템인 유등축제, 코리아 드라마페스티벌 등으로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선정되면서 진주가 다시금 문화 융성기를 맞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는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해 고령화와 산업구조 변화로 쇠퇴해가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2022년까지 매년 5~10개 내외 문화도시를 지정해 약 30개의 문화도시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진주시는 워킹그룹단을 꾸려 첫 발을 내딛었다. 진주만의 진주스러운 문화도시는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개인적으로 문화도시에 대해 그림을 그려보았다.
진주문화도시의 시작은 지역중심 시민주도형 도시문화 거버넌스가 꾸려지면 좋겠다. 이는 지역사회의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생각을 나누는 만남의 장을 통해 문화도시의 마중물을 넘어 문화도시 화수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심과 공동체의 기능을 회복하고 지역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협력하고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진주만의 특색 있는 지역문화자산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주 문화도시 슬로건을 고민하며 진주만의 진주스러운 문화도시를 상상한다. ‘책에서 길 위에서 사람에게서 배움이 일어나는 書路人(서로인) 문화도시’, ‘남강물길 따라 걷고 만나고 하나 되는 문화도시’, ‘진주(珍珠)를 품은 진주. 역사 교육 예술도시’이면 어떨까.
진주 문화도시는 토박이말이 살아나 전승되고, 원도심과 신도심이 지혜롭게 소통하며, 젊은이의 열정과 패기가 다방면으로 발휘되며, 인근지역과의 상호교류를 통해 다양한 생활문화공동체의 꽃을 피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이 모든 것들이 일상속에서 소소하게 창조하는 즐거움이기를, 그 즐거움이 지속가능하기를 고대한다.
최승자 시인은 그의 시 ‘虛 위에서 춤추는’ 에서 노자의 ‘도덕경’ 이 따스한 햇살 아래 돌담길을 돌아가는 늙은이보다 더 나을 것이 없다고 일갈하며 “아름다움은 무상이니 더 가져가라”라고 했다. 예술의 무상성! 칸트의 말처럼 ‘목적 없는 합목적성’이다. 모쪼록 진주가 품은 진주(珍珠)같은 문화의 힘을 누구에게나 무상으로 전염시키는 문화도시로 탄생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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