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19 최전선’ 경남보건환경연구원
[르포] ‘코로나19 최전선’ 경남보건환경연구원
  • 백지영
  • 승인 2020.02.18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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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나올라 긴장 곤두선 24시간
지난달 비상대책반 구성 감염병팀 7명 검사 투입
매일 2명씩 조 이뤄 종일 근무…새벽 5~6시 퇴근
바닥난 체력 “도민 안전 책임, 자부심으로 버텨요”
“한 달 가까이 비상 근무 체제로 검사를 진행하느라 몸은 힘들지만 코로나19의 도내 확산을 막는 자부심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18일 오후 진주시 초전동에 위치한 경남보건환경연구원 생물안전연구원. 이 건물의 2층에는 코로나19, 메르스 등 호흡기 바이러스의 RNA(핵산)를 검사 대상물에서 추출하는 생물안전 2등급 실험실이 있다.

일회용 가운과 N95 급 마스크, 나이트릴 장갑을 착용하고 들어선 실험실에는 같은 장비를 착용한 연구사들이 내부 공기가 밖으로 빠지지 않게 해주는 에어커튼 기능이 장착된 생물안전작업대에서 RNA 추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날 오후 도내 코로나19 의사환자 2명에게서 추출한 검사 대상물이 3중 수송 용기에 밀폐돼 건물 옆 시료·장비 운반 전용 주차장으로 도착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전처리 작업을 진행한 연구사들은 추출한 RNA를 들고 100m 거리의 경남도청 서부청사 건물 7층 경남보건환경연구원으로 이동한다.

유전자 추출실에서 진단 시약과 배합된 RNA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 기기실로 옮겨져 실시간 유전자 분석 기기에 투입된다. 여기서 2시간~2시간 30분 정도 유전자 증폭이 이뤄지고 나면 분석 작업을 거쳐 최종 결과가 나온다.

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24일 코로나19 비상대책반을 꾸렸다. 감염병팀 9명 중 팀장과 행정 담당자를 제외한 7명이 검사에 투입돼 이날 오후까지 345건의 검사를 시행했다.. 도내 확진자 발생 등으로 검사 대상이 늘어날 상황을 대비해 과거 해당 업무를 경험한 적 있는 타 팀 직원 5명이 예비 인력으로 편성되긴 했지만 아직은 투입하지 않은 상태다.

매일 2명씩 조를 이뤄 종일 근무에 나선 지 26일째. 종일 근무를 맡은 날은 새벽 5~6시에야 퇴근하는 게 일상이다.

실험동으로 이동하는 연구원의 모습에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끝이 정해져 있다면 ‘언제까지만 버티면 된다’고 되뇔 텐데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육체는 물론 정신적 피로에 시달린다.

박정길 연구사는 “검사 대상물 여러 개가 동시에 들어올 때는 각 대상물이 뒤섞이지 않게 긴장한 상태로 검사에 임한다”며 “주말이 없는 ‘월화수목금금금’ 근무라 에너지드링크에 의존하기 일쑤지만 경남도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반이 가장 비상이었던 때는 의사환자 범위가 확대돼 도내 검사자가 급증했던 지난 7일부터 닷새간. 7일부터 민간 의료기관도 진단 시약을 사용해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게 됐지만 도내 민간 의료기관은 12일부터야 검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하루 10~20건 수준이던 검사 수가 최대 65건까지 훌쩍 뛰었다.

박정길 연구사는 “한 번에 검사할 적정 검사 대상물 수를 5개 정도로 보는데 그렇게 밀려드니 압박감이 심했다”며 “무조건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대책반 내 연구원뿐만 아니라 관리자인 보건연구부장, 감염병팀장까지 모두 검사 현장에 투입됐다”고 회상했다.

다행히 민간 검사 제도가 정착된 이후 13일 12건, 14일 4건, 15일 8건, 16일 3건, 17일 9건 등으로 검사 수가 줄었다.

하지만 메르스, 결핵 등 다른 감염병 검사도 병행하는 데다 18일부터는 인플루엔자 실험실 표본감시체계에 코로나19 검사가 추가되고 횟수 역시 늘어 업무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하강자 보건연구부장은 “연구원 내 검사 수 자체는 줄었지만 혹시 모를 도내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18일 경남보건환경연구원 생물안전 연구원 내 생물안전작업대에서 연구원들이 코로나19 의사환자에게서 추출해온 검체에서 RNA(핵산)을 추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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