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국새·효종어보, 미국서 돌아왔다
고종 국새·효종어보, 미국서 돌아왔다
  • 연합뉴스
  • 승인 2020.02.19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미교포 이대수씨 기증…국립고궁박물관서 공개
조선 국왕 권위를 상징하는 도장 두 점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외국으로 무단 유출된 조선 후기 국새 ‘대군주보’(大君主寶)와 ‘효종어보’(孝宗御寶)를 재미교포 이대수(84) 씨로부터 지난해 12월 기증받아 최근 국내에 들여왔다고 19일 밝혔다. 국새(國璽)는 국권을 나타내는 도장으로, 외교문서와 행정문서 등 공문서에 사용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어보(御寶)는 왕과 왕비 덕을 기리거나 사후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 만든 의례용 도장을 지칭한다. 조선시대에 국새와 어보는 모두 412점이 제작됐는데, 73점은 소재가 불분명하다. 해방 이후 지난해까지 7차례에 걸쳐 협상·기증·수사 공조 등을 통해 국새 6점과 어보 8점이 미국에서 환수됐다.

대군주보는 높이 7.9㎝, 길이 12.7㎝, 무게 4.1㎏이다. 은에 도금했으며, 손잡이는 거북 모양이다. 서체는 구첩전(九疊篆·글자 획을 여러 번 구부려서 쓴 전서체)이다. 제작 시기는 ‘고종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을 근거로 1882년으로 추정됐다. 고종실록 1882년 5월 23일 기사에는 “교린(交隣)할 때 국서(國書)에 찍을 대군주보(大君主寶)와 대조선국 대군주보(大朝鮮國大君主寶) 국새를 조성하라고 명했다”는 기록이 있다. 대군주보 사용 시기는 1882년부터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까지로 파악됐다. 1883년 외국과 통상조약 업무를 담당하는 전권대신을 임명한 문서와 1894년 갑오개혁 이후 대군주 명의로 반포된 법률·칙령 등에 사용한 예가 확인됐다.

조선시대 인장 전문가인 서준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조선은 본래 명과 청이 준 ‘조선국왕지인’(朝鮮國王之印) 국새를 썼으나, 고종은 ‘대군주보’ 국새 제작을 지시했다”며 “‘보’(寶)는 천자만이 쓴다고 알려진 글자였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사는 이어 “대군주보에는 개화기 정세 변화에 맞춰 중국을 향한 사대적 외교관계를 청산하고 독립된 주권국가로 나아가려는 생각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고종은 이른바 ‘강화도 조약’을 맺은 1876년부터 대한제국 전까지 외교용 국새 6점을 만들었는데, 이번에 귀환한 대군주보를 제외한 5점은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대군주보와 함께 돌아온 효종어보는 높이 8.4㎝, 길이 12.6㎝, 무게 4.0㎏이다. 손잡이는 거북 모양이며, 금빛을 띤다. 영조가 1740년 제17대 임금 효종(재위 1649∼1659)에게 ‘명의정덕’(明義正德)이라는 존호를 올릴 때 만들었다. 효종어보는 1659년, 1740년, 1900년에 각각 제작됐다. 그중 1659년 어보는 사라졌고, 1900년 어보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다. 서 연구사는 “1739년 제작한 중종비 단경왕후 금보와 비교하면 제작 기법과 글자 새김이 매우 유사하다”며 “18세기 중반 왕실문화 정수를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군주보와 효종어보는 2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조선의 국왕’실에서 공개된다.

연합뉴스

 
‘조선왕권 상징’ 고종 국새·효종어보, 문화재청이 외국으로 무단 유출된 조선 후기 국새 ‘대군주보’와 ‘효종어보’를 재미교포 이대수 씨로부터 지난해 12월 기증받아 최근 국내에 들여왔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국새 ‘대군주보’(왼쪽)와 효종어보./연합뉴스
‘조선왕권 상징’ 고종 국새·효종어보, 미국서 돌아왔다 문화재청이 외국으로 무단 유출된 조선 후기 국새 ‘대군주보’와 ‘효종어보’를 재미교포 이대수 씨로부터 지난해 12월 기증받아 최근 국내에 들여왔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국새 대군주보가 찍힌 문서./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